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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기침체에 베팅한 헤지펀드 "이게 웬 떡!"

안혜신 기자I 2011.03.15 15:26:22

日대지진 금융시장 `패닉`.. CDS 급등에 고수익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그동안 일본경기 침체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어부지리`격으로 돈을 벌게 됐다.

▲ 도쿄전력과 일본 국채 CDS 가격 추이 (왼쪽), 도쿄전력 주가 추이(오른쪽)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막대한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일본 경제가 하강할 것을 예상하며 투자했던 해이먼어드바이저스, 커먼웰스오퍼튜니티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이 이번 지진으로 큰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상황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금융시장은 이미 패닉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6개월만에 처음으로 9000선이 붕괴됐다. 지진 이후 일본 국가부도 정도를 나타내주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역시 급등했다.

일본 5년물 국채 1000만달러에 대한 부도위험 헤지가격인 CDS 가격은 지난 11일 7만9000달러였던 것이 지진 발생 이후 10만3000달러까지 뛰었다.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따르면 지진 전에도 부정적이었던 일본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듯, 일본 채권 부도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CDS 규모는 지난 3월4일까지 74억달러로 전년 동기 41억달러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CDS 계약 건수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회사채에 대한 CDS 역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헤지펀드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도쿄전력(TEPCO)의 변동폭이 가장 크다. 도쿄전력에 20만달러보다도 적은 금액을 투자했던 커먼웰스 헤지펀드사는 14일 하루에만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도쿄전력 회사채 1000만달러에 대한 부도위험 헤지비용은 지난 금요일부터 단 2거래일 사이에 4만700달러에서 24만달러로 뛰었다.

커먼웰스를 운영하는 아담 피셔는 "누구도 일본 국민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라면서 "그러나 최근 CDS 급등 추세는 일본 경제가 얼마나 충격에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경제 취약성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일본 채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지진 여파로 일본 경제가 단기적인 침체에 빠질 것이라 보는 투자자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피해 복구에 투입되는 비용을 마련하는 과정 등에서 부채는 늘 수 밖에 없다. 수없이 지적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 역시 문제다.

나리먼포인트의 비샬 부얀은 "인구 고령화는 일본 경제의 수명을 재촉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면서 "지난주 다양한 일본 회사들의 회사채 1000만달러에 대한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비용은 연간 50만달러였지만, 이는 지난 14일 하루에만 65만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용 중인 약 2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일본 회사채 시장 약세에 모두 투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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