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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A9, 좋은 기술 아닌 글로벌 자산 확신”
미국 샌디에이고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International Convention·바이오USA) 현장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난 정인기 GID파트너스 대표는 에스바이오메딕스(304360)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TED-A9를 처음 접했을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정인기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손꼽히는 글로벌 사업개발(BD) 전문가로 꼽힌다. 정 대표는 한미약품(128940) 재직 시절 글로벌 BD를 담당하며 사노피와 지속형 당뇨·비만 치료제 기술수출, 얀센과의 대사질환 치료제 기술수출 등 굵직한 글로벌 라이선스 협상을 주도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빅파마와 조(兆) 단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시기다.
그런 정 대표가 지금은 TED-A9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확신을 갖고 에스바이오메딕스의 글로벌 사업개발(BD)을 총괄하고 있다. 그 역시 처음부터 확신했던 것은 아니다. 사람의 뇌에 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직접 이식하는 치료 방식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정 대표는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는 환자마다 뇌 수술을 해야 하는 치료제가 과연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솔직히 의심했다”며 “하지만 글로벌 개발 사례들을 검토하고 사람 대상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23년 에스바이오메딕스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회사는 글로벌 사업개발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었고 한미약품에서 대형 기술수출을 경험한 정 대표가 협업에 나섰다.
그는 “회사는 좋은 기술과 데이터를 갖고 있었지만 이를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했다”며 “사람 데이터를 글로벌 기준으로 재해석하고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해외 기업들의 반응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공개된 TED-A9의 24개월 추적 데이터는 그의 확신을 더욱 굳혔다. TED-A9란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로 분화시켜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세포치료제를 말한다. 근본적으로 소실된 도파민 신경세포를 대체하는 재생 치료를 목표로 한다.
24개월 추적 결과 고용량군의 MDS-UPDRS Part III(OFF)는 기저치 대비 평균 18.5점 개선됐다. 12개월 시점 15.5점 개선보다 오히려 효과가 확대됐다. MDS-UPDRS Total(OFF)도 평균 35점 감소했다. 파킨슨병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호엔야(Hoehn & Yahr) 척도는 평균 1.7단계 개선됐다. 도파민 신경 기능을 보여주는 FP-CIT PET 영상의 SBR은 24개월 시점도 20.9% 증가했다. 치료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도 보고되지 않았다.
정 대표는 “블루락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24개월 장기 데이터를 놓고 보면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논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유지되거나 더 좋아졌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호엔야 척도 개선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블루락은 호엔야 척도를 환자 모집 기준으로 활용했지만 엔드포인트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TED-A9는 평균 1.7단계 개선을 확인했다. 단순히 수치가 아니라 환자의 일상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치료받지 않은 일반적인 파킨슨병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악화된다. TED-A9는 질병 진행을 되돌리는 방향의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바이오USA서 달라진 분위기, “빅파마들이 먼저 찾아온다”
24개월 데이터 발표 이후 바이오USA 미팅 현장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정 대표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가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면 지금은 실제 파킨슨병 사업을 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데이터를 보기 위해 먼저 접촉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바이오USA에서 관심이 높아진 것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킨슨병 시장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크다. 기존 치료제는 증상을 완화할 뿐 질병 진행 자체를 바꾸지 못한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새로운 옵션을 찾고 있다. TED-A9는 24개월 데이터를 통해 질병 진행을 되돌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바이오업계 진단이다.
특히 대표 경쟁사로 꼽히는 블루락 테라퓨틱스가 바이엘에 인수된 상황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정 대표는 “블루락은 사실상 바이엘 자산이 됐기 때문에 다른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TED-A9가 그 대안으로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체 권리를 넘기는 방식뿐 아니라 국가별 또는 권역별 라이선스 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커진 만큼 다양한 협상 구조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24개월 데이터는 단순히 임상 결과 하나가 아니라 글로벌 협상 테이블에서 TED-A9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로 여겨진다. 기술이전 협상력도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임상 3상 진입을 통해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생산과 품질, 임상 운영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추라는 것”이라며 “회사가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어 미국 임상 3상 승인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FDA와의 절차가 마무리되고 후기 임상 전략이 명확해지면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내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전후로 중요한 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