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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분장은 2017년 2월 설립 후 매출이 없는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거액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의 배우자인 배우 윤정희씨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인수대금을 부풀려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바람픽쳐스를 인수하기 위해 2019년 4월부터 카카오엔터의 자금 227억원을 바람픽쳐스에 투입했다. 이 중 일부로 작가와 PD 등을 영입한 뒤 2019년 11월 28일 카카오엔터로 하여금 바람픽쳐스의 지분을 400억원에 고가 인수하도록 했다.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은 이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이 바람픽쳐스의 실소유주인 사실을 숨겨 카카오엔터의 내부 통제시스템을 무력화했다.
이 범행으로 카카오엔터는 319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319억원은 이 전 부문장이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엔터가 바람픽쳐스에 지급한 총 737억원 중 나머지 금액은 작가 및 PD 영입에 257억원, 바람픽쳐스 설립 자본금에 1억원, 바람픽쳐스에 대한 카카오 엔터의 대여금 중 일부 변제금 및 운영자금 160억원씩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대표는 인수를 도운 대가로 이 전 부문장 명의의 통장과 체크카드 2개 등을 받아 사용했다. 그는 이 통장으로 입금된 18억원 중 12억 5646만원을 사용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고가의 미술품 등 사치품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전 부문장은 2017년 2월 바람픽쳐스가 다른 컨텐츠 제작사로부터 드라마 기획개발비 명목으로 받은 60억 5000만원 중 10억 5000만원을 정상적인 대여과정 없이 부동산 매입과 대출금 상환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횡령)도 받는다.
검찰은 바람픽쳐스의 실소유주를 카카오엔터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특수관계 거래를 숨기기 위해 피고인들이 사모편드 운용사 A로 하여금 바람픽쳐스를 먼저 인수하게 한 뒤 카카오엔터가 A사로부터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도록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의 임직원은 윤리규정상 이해상충의 여지가 있을 경우 회사 거래가 금지된다. 만약 거래를 이행한다면 이를 회사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내부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투자와 인수를 진행해 내부 통제시스템을 무력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올해 2월과 3월 피고인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두 번 모두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손해액 등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객관적 증거가 모두 확보돼 있다”며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본 사건은 대기업 계열사의 최고경영자와 임원이 내부통제시스템을 무력화하고 회사자금으로 임원이 소유한 부실회사를 거액에 인수하도록 설계한 다음 범행을 통해 취득한 거액의 이익을 상호 분배한 사안이다”며 “향후에도 불법적인 사익추구를 위한 기업 임원진의 경영비리에 엄정 대응해 공정한 기업윤리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피고인들의 변호인 측은 이날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