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대만 연구 전국학회 부회장인 왕 짜이시 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은 지난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민진당이 다음 달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양안(중국과 대만) 긴장이 무력 충돌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내년 1월 13일 총통 선거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반중 성향의 집권 여당인 민진당 후보 라이칭더가 소폭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친중 성격을 띠고 있는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뒤를 잇고 있다.
왕 전 부주임은 현재 라이칭더 후보를 두고 ‘완고한 고집쟁이, 급진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라고 지칭하며 “대만 선거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하고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조만간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반중 성향의 민진당이 집권을 연장할 경우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의 정책과 배치되며 이는 군사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또 현재 대만이 미국을 등에 업고 ‘분리주의 운동’을 벌이면서 대만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고 비판했다.
현재 대만 총통 선거는 한치 앞을 모르는 혼전 양상이다. 중국은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를 연일 깎아내리는 한편 대만에 대한 압박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음주부터 대만에서 수입하는 화학제품 12개에 대한 관세 인하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지난달 열린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통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관료 출신 학자의 발언에 대해 대만측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민진당 중국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중국은 대만 유권자를 협박해 친중 정당에 투표하도록 하고 있다”며 “온갖 수단을 동원한 선거 개입은 대만 국민의 반감을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허우유이 후보는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라이칭더의 대만 독립 사상으론 양안 관계를 실용적으로 볼 수 없다”며 “(내가) 당선하면 즉시 해협 반대편(중국 본토)으로 건너가서 협상할 것”이라고 말해 차별화 노선을 걸었다.
한편 대만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 대변인인 순 리팡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대규모 군사 활동 징후가 지금까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