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애플스토어’만 늘리면 다인가요?…씁쓸한 韓소비자들

김정유 기자I 2022.09.21 15:26:08

22일 롯데월드몰에 ‘애플스토어’ 4호점 오픈
최근 2년새 3개지점 늘어, 애플 공격적 행보
하지만 신작 출시·가격정책은 韓소비자 외면
임의환율 1400원대 적용, 일부 해외직구 나서기도

애플스토어 잠실점 외벽 이미지. (사진=애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잠실 애플스토어 4호점 오픈하면 ‘아이폰14’ 구경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매장만 늘리면 뭐하나요. 정작 가격은 배려를 안 하는데. 씁쓸하네요.”

2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오픈하는 ‘애플스토어 잠실점’과 관련한 국내 소비자들의 주요 반응들이다. 기대와 우려, 씁쓸함이 동시에 묻어져 나온다. 분명 한국에 매장이 늘어나면 환영할만한 일인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왜 이 같은 반응이 나올까.

이번 애플스토어 잠실점은 지난 4월 문을 연 ‘애플스토어 명동점’에 이어 6개월여 만에 추가된 지점이다. 이로써 애플은 서울의 동(잠실)·서(여의도)·남(압구정)·북(명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게 된 것인데,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몇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다. 실제 압구정점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점이 모두 최근 2년 새 늘어났다.

애플의 행보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을 보다 빠르게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텃밭’인 한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확대로 ‘아이폰’은 물론 애플 기기의 전반적인 판매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차원이다. 최근 5G폰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애플인만큼 5G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 시장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최근 애플이 한국 시장에 보여준 일련의 행보들 때문이다. 우선 신작 ‘아이폰14’의 가격이다. 강달러 시대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도 한국 시장 가격은 과하다.

‘아이폰14’의 한국 판매가는 125만~174만원대다. 가격이 동결된 미국은 799달러(약 109만원)~1099달러(151만원) 수준이고, 일본도 11만9800엔(약 115만원)~16만4800엔(159만원)대다. 애플은 한국 시장에 임의로 1400원대 환율로 적용했는데,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경우엔 1448원이 기준이 됐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1년간 20% 이상 뛰었고, 시장의 특성, 유통세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다. 2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였다.

출시 일정에서도 한국 소비자들은 뒷전이었다. 신작 ‘아이폰14’는 지난 16일 공식 출시(1차 출시국 대상)됐지만 한국에선 아직 출시 일정도 공유되지 않았다.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등 20여개국의 2차 출시국에서도 밀렸다. 전작의 경우 한국은 2차 출시국으로 분류된 바 있는데, 왜 3차 출시국으로 밀렸는지 이유도 알 수 없다.

한국 소비자들 해외직구 등으로 ‘아이폰14’를 사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민감한 출시 일정, 가격 정책 등에 있어 일관성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가격 정책은 국가별 각자의 기준으로 책정되는 부분인데, 애플의 이번 ‘아이폰14’ 가격은 고환율을 감안해도 좀 높게 책정된 것 같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신경 쓰는 것만큼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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