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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부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NK포럼’ 기조발표에서 “북측은 대화 재개 전제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강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종전선언에 대해 “흥미롭고 좋은 발상”(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화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무기개발을 도발로 규정하는 ‘이중기준’ 철회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 본부장은 ‘종전선언’이 필요조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노 본부장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미국 최장의 전쟁이라고 하지만 사실 최장의 전쟁은 6·25 전쟁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평화협상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68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이런 맥락에서 종전선언은 대북 신뢰 구축 조치로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노 본부장은 이어 종전선언이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만들어나가는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남북·북미 관계 역시 진전과 후퇴, 정체를 반복하는 악순환의 근원을 해소하고자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대북 관여의 틀과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만들어진 것이 ‘한반도평화프로세스’라고 설명하며 “이런 맥락에서도 종전선언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 본부장은 북측이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며 “북한은 대화 관련 ‘선결 과제’ 해결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도 “종전선언 추진 등 북한을 대화로 후속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대북 관여 구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종전선언과 관련해 진지하고 심도 깊은 협의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도 전날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노 본부장과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를 모색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 추진 의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 본부장은 “정부는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이란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