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동양그룹 미술품 반출' 홍송원·이혜경 다음달 선고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법원이 2년 전 동양그룹 사태 당시 이혜경(63·여)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소유 중인 미술품을 매각한 홍송원(62·여) 서미갤러리 대표에 대한 선고를 다음달 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심규홍) 심리로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홍 대표는 거듭 선처를 요구했다.

홍 대표 측 변호인은 “홍 대표는 일부러 세금을 빼돌리려고 매출 장부를 허위로 적거나 조작하지 않았다”며 “가산세까지 포함해 세금으로 50억원가량 납부했고 숨겨놓은 재산도 없다”고 변론했다.

아울러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던 동양그룹에 채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강제집행면탈죄를 적용할 수 없다”며 “일반 투자자가 동양그룹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동양그룹 채권이 존재했는지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홍 대표는 동양그룹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2013년 말 이 전 부회장이 소유한 미술품과 고가구 등을 서미갤러리 창고로 옮겼다. 그는 이 전 부회장 소유 그림인 화가 아니쉬 카푸어 작품(시가 9억원 상당)과 알리기에로 보에티 작품(시가 8억원 상당)을 판 금액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로 구속됐다. 재판이 길어지자 홍 대표는 지난 3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 대표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고 상처 입은 사람에게 사과한다”며 “고통받았던 가족과 소박하게 살고 싶고 죄가 있다면 사회에 봉사하도록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열린 재판에서 이 전 부회장이 빼돌린 미술품을 팔아준 혐의(강제집행면탈 등)로 홍 대표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면서 수십억원 대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조세포탈 등)로 홍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추징금 5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한 홍 대표의 전체 형량은 7년이다.

재판부는 다음달 2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홍 대표와 이 전 부회장 등에게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