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50년 가까이 한국어·한국학 가르치며 헌신
모교 1억원 기부…''김·르노 인문과학 연구상'' 제정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화여대는 오는 10일 한국어와 한국학 교육에 평생을 헌신한 김영기 미국 조지워싱턴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세계문화유산 훈민정음’을 주제로 특강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 (자료 제공=이화여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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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교수는 미국에서 50년 가까이 한국어와 한국학을 가르치며 우리 말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주역이다. 소설가 한무숙(1918~1993) 씨의 장녀로 1963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버클리대와 하와이주립대에서 언어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명문 조지워싱턴대에서 1983년부터 32년간 동아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학연구소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해외 전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어머니의 이름을 딴 ‘한무숙 콜로키엄’을 창립해 한국 인문학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한국어와 한국 인문학에 관한 1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국제한국어학회(International Circle of Korean Linguistics) 전 회장, 학술지 한국어학(Korean Linguistics) 전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이러한 공로로 2006년 한국 정부에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현재도 조지워싱턴대 한국어문화 및 국제관계학 명예교수이자 한국학연구소 수석 고문을 맡고 있다.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생이기도 한 김영기 교수는 모교 이화여대에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 연구와 후학 양성에 써달라며 최근 1억 원을 기부했다. 한국어와 한국학 등 인문학에 일생을 바쳐 연구를 해온 그가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 연구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이화여대는 김 교수의 헌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김·르노(Kim·Renaud) 인문과학 연구상’을 신설, 매년 1회 우수한 연구자를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상의 이름은 김영기 교수의 남편인 프랑스 경제학자 베르트랑 르노(Bertrand Renaud) 씨의 성인 ‘르노’와 한국 성 ‘김’을 합쳐 정해졌다. 제1회 김·르노 인문과학 연구상은 내년에 이화여대에서 시상될 예정이다. 김영기 교수는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 10일 오후 3시 이화여대 학관 752호에서 ‘세계문화유산 훈민정음: 인문학과 과학이 만난 신비한 발명’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특강에서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가 1997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한 훈민정음의 우수성에 대해 소개한다. 김 교수는 인문학과 과학이 성공적으로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로 훈민정음을 들면서 창제 원리와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