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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기오염을 줄이면 전 세계인들의 평균 수명이 약 72세에서 74.2세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기오염 때문에 기대수명이 2.2년 짧아진다는 얘기다.
이는 흡연(1.9년)이나 음주·약물(9개월)보다 더 많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셈이다. 이외에도 안전하지 않은 물과 위생(7개월), 에이즈(4개월), 말라리아(3개월) 등이 수명을 줄이는 원인으로 꼽혔으며, 가장 많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은 분쟁·테러리즘(7년)이었다.
보고서는 “담배나 음주 등은 끊을 수 있고 질병에 대해선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공기를 마셔야 하기 때문에 대기오염 지역 거주자들은 이를 피할 수 없다. 대기오염이 다른 조건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대기오염 발생 원인으로는 화석연료 연소가 60%를 차지했다. 18%는 자연공급원(먼지, 바다 염분 및 산불 등), 나머지 22%는 기타 인간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사회활동과 교통이 크게 줄었지만,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당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은 2019년 27.7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에서 2020년 27.5마이크로그램으로 미미한 감소세를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 남아시아 지역에선 오히려 대기오염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도의 경우 현재의 대기 상태라면 수도 델리에선 평균 10년의 수명이, 인도 전체로는 평균 5년의 수명이 각각 단축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또 1998년 이후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61.4%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미세먼지 안전 한계치 농도를 1㎥당 5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로 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CNBC는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PM10) 미만의 미세먼지는 호흡기관을 거쳐 폐로 들어갈 수 있으며, 직경이 2.5마이크로미터(PM2.5) 미만인 초미세먼지는 폐포를 통해 혈류에 침투할 수 있다”면서 “혈류에 영향을 끼칠 경우 뇌졸중, 심장마비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저자이자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수석 경제학자였던 마이클 그린스톤 교수는 “이번 보고서는 미세먼지가 전 세계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임을 재확인한다”며 “대기오염을 무찌를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