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강경파에 발목 잡힌 노사정대타협…협약식 취소(종합)

김소연 기자I 2020.07.01 12:10:20

코로나19 위기극복 노사정 대타협 성과냈으나
민주노총 내부 극심한 내홍으로 협약식 미개최
정부 "합의안 유효…민주노총 참여여부 기다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김나경 인턴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위한 합의문이 만들어졌으나 공개하기 전에 무산됐다.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 내부 강경파의 반대로 인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협약식에 참석도 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내홍으로 협약식이 취소됐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 등이 건물로 들어서는 김명환 위원장을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노사정 대표자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을 가지기로 했으나 협약식을 앞두고 민주노총 일부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노사정 대타협 협약식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일부 조합원들은 김 위원장이 전체 구성원의 동의없이 노사정 합의를 강행하려 한다며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오전 9시부터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11차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노사정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부터 1박 2일동안 중집을 열고 합의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려했으나 내부 반발이 거세 결론을 내지 못해서다.

그러자 민주노총 조합원 중 일부는 중집 회의실 밖을 막아서며 김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이번 합의문에 해고 금지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내부 강경파의 반대로 노사정 대타협 자체도 무산 위기다. 우선 정부는 이날 협약식 자체는 취소하되 만들어진 합의안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노총의 참여여부가 정해져야 그 다음 행보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합의문 자체를 폐기할지 5개 주체만으로 합의를 이어갈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사정 대타협 협약식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일부 조합원들이 막고 있다.
협약식 불발로 정부와 노동계가 역점을 두고 추친한 내용들이 후속으로 밀리게 될 전망이다. 앞서 공개된 합의안에는 올해 안에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마련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노사정은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고, 불평등이 커지지 않도록 어려운 노동자를 보호하는데 동의했다. 노사가 요청한 고용유지지원 확대 등의 사항도 정부가 국회와 협력해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노사정은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등 사회안전망도 강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경영 악화에서 최대한 고용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노동계는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급감 등 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고용유지를 위해 근로시간 단축, 휴업 등 조치를 하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경영계가 노동계에 요구해온 ‘임금 양보’는 빠지는 대신 경영계가 고용 유지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과 휴업 등을 할 경우 노동계가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가 ‘고용유지’를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90% 상향지원 기간을 3개월 연장,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합의문에는 노동계에서 요구했던 상병급여에 대한 요구도 담았다. 노동자가 질병에 걸렸을 때 소득 손실로 생계 불안을 겪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코로나 위기극복 사회적대화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요구로 경사노위 밖에서 만들어졌다. 민주노총 내부 강경파 중에는 사회적 대화 자체를 반대하는 일부 중집 성원이 있다. 이들 때문에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사노위 참여도 결론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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