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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는 “지난 이명박정부 시절 세종시 수정안이 나왔을 때 세종과 충북, 충남, 대전이 공조해 이를 적극적으로 막았다”면서 “당시 오송역을 세종의 기점으로 삼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정치권 요구에 세종역 신설안 뒤늦게 추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경기 평택과 충북 오송 구간의 고속철도 선로를 확충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복선으로 운영 중인 평택~오송 구간의 고속철 선로를 복복선으로 늘리는 게 골자다.
철도시설공단이 이를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관련 연구용역을 처음 발주했을 때만해도 KTX세종역 신설안은 없었다. 그러나 세종을 지역구로 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세종시 등이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에 지속적으로 건의한 끝에 정부는 KTX세종역 신설안을 뒤늦게 용역연구에 포함했다. KTX세종역 신설은 이 의원과 함께 이춘희 세종시장의 대표 공약이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당초 계획에는 세종역 신설이 없었지만 국토교통부가 ‘세종역 신설도 추가해라’고 지시해 이번 용역에 KTX세종역 신설안을 포함했다”며 “결국 세종역 신설안 검토 결과 긍정적인 요인이 더 많으면 신설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중장기적으로 세종시 인구가 80만명이 되고, 대전 서북부 주민들도 세종역을 같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제적 타당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X 세종역 건설 두고 충남북 Vs 세종 대립
KTX세종역 신설 움직임에 대한 충청권의 반응은 지역별 편차가 크다.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중앙부처 공무원이나 세종시민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간 오송역에서 세종시로 이동하는 경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을 도입해 운영 중임에도 불구, 이동 시간이 길고 환승이 어려워 이용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세종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최모(36)씨는 “일주일이면 몇차례씩 서울 출장을 가는 데 BRT를 타고 오송역까지 오고 가는 데 30분이 넘게 소요되다 보니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며 “저녁 11시 10분께가 마지막인 BRT 막차를 놓치면 택시비 부담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반면 KTX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KTX오송역 주변 지역은 침체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오송역이 위치한 청주시를 비롯한 충북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세종역이 들어서면 공주역∼세종역과 세종역∼오송역 등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초미니 고속철 구간이 생긴다”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건설한 고속철을 저속철로 바꾸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최근 국회와 정부를 방문해 KTX세종역 설치 반대 입장을 전달한데 이어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해 세종역 신설 반대를 위한 범도민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충남·대전과 공조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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