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퇴근 후 회사 근처 음식점에서 갖기로 한 생일 모임에 케이크를 들고 가려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뚜레쥬르 매장이 없었다”며 “선물로 받은 쿠폰은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쓰기로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고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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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곳 주변에 뚜레쥬르 매장은 단 한 곳도 없다. 가장 가까운 곳은 직선 거리로 1.3km 정도 떨어진 뚜레쥬르 국회의사당점이다. 순복음 교회 근처에 여의서로점이 지도상(1.2km)으로는 더 가깝지만, 실제 걷는 거리는 더 멀다.
경쟁사인 파리바게뜨는 여의도역 옆 상가에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KBS별관 부근에 2곳을 합해 3개의 매장이 영업을 하고 있다.
뚜레쥬르가 핵심 상권에서 매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남역과 종로, 홍대입구 등 번화가에는 여러 개의 매장이 있다. 유독 여의도역 부근에 뚜레쥬르 매장이 없는 이유는 뭘까?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의도역 주변 상가 임대료는 여의도역 주변 1층 매장의 2년 전보다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 선릉역 역세권 상가 권리금은 2억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예전부터 여의도 입점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임차 조건(임대료, 권리금 등)이 너무 높다”며 “손익을 내기에 쉽지 않은 곳이라 가맹점은 들어갈 조건이 못 된다”고 설명했다.
돈 문제뿐만은 아니다. 여의도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도 한몫하고 있다. 여의도는 강남이나 종로, 홍대 등과는 달리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지역이다. 여의도에서는 일주일에 이틀은 사실상 개점휴업을 해야하는 상황인 것도 창업자들이 입점을 꺼리는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유가 더해진다. 여의도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증권사와 은행, 언론사 등이 입주해 있는 빌딩숲으로 이뤄져 있다. 빌딩의 1층은 상업용 공간이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그나마 1층 공간이 있는 건물들에는 은행이나 커피숍 등이 꿰차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가맹점이 못 들어가는 상황이면 직영 매장이라도 들어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원하는 자리가 잘 나오지 않고 있어 계속 알아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