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좌동욱 민재용 기자] 현대차(005380)그룹과 현대그룹이 15일 국내 최대 건설회사인 현대건설(000720) 인수를 위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입찰가격과 자금조달 능력이 인수전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과는 빠르면 16일 오후 3시 공개될 예정이다.
15일 현대건설 채권단과 매각주관사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등 2곳이 이날 오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외환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 3개 기관으로 구성된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운영위와 매각 주관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18층 스위트룸에서 입찰제안서 검증 및 평가작업을 진행, 빠르면 16일 오후 3시 우선협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점기준이 확정돼 있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속도를 낸다면 내일 오후 3시쯤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평가 작업이 늦어지면 17일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발표 시각은 평가 결과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협상대상자 평가기준은 가격과 비가격 항목으로 분류되며, 채권단은 인수 희망기업들이 써낼 입찰가와 함께 자금조달 능력(비가격 항목)이 인수전을 가를 최대 변수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입찰 제안서는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순으로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은 박스 3개 분량의 서류뭉치를, 현대그룹은 5개 분량을 매각주관사에 각각 전달했다.
현대그룹의 진정호 전략기획본부 상무는 이날 기자들에게 "다윗과 골리앗간 싸움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채권단의)공정한 평가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조위건 사장(현대엠코)은 "경제적 가격을 적어낸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현대그룹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썼다는 관측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여러가지 요소를 감안해서 가격을 써냈다"라고 결과를 자신했다.
현대건설 매각대상 주식 3887만9000주(34.88%) 가격은 본입찰 직전일(12일) 종가기준으로 2조8576억원이다. 금융권에서는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50%를 보탠 가격인 4조원 안팎에서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자금동원 능력이 우월한 현대차그룹의 낙승을 점치지만, 인수 의지는 상대적으로 현대그룹이 더 높아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뒤 이달말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달 중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맺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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