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의원 109명 가운데 65표를 얻어 44표를 득표한 김학용 의원(4선·경기 안성)을 제치고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원들의 중론이다. 김학용·윤재옥 의원 모두 ‘친윤’(親윤석열)계로 분류돼 계파 논란도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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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윤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될 수 있던 배경으로는 경험이 꼽힌다. 20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드루킹 특검’ 실무협상을 담당하며 대야 협상력을 입증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당 중앙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으로 활악하며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당선에도 기여했다. 윤 신임 원내대표는 정견 발표에서 “판단착오 없이 디테일까지 챙기는 원내 전략으로, 115석으로 169석을 뛰어넘는, 협상의 전략과 지혜를 보여드리겠다”며 협상가에 방점을 찍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윤재옥 의원은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이어서 원내대표에 적합하고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내수석부대표 경험이 있는 것도 강점으로 봤다”고 말했다.
윤 신임 원내대표가 3선을 지내는 동안 ‘나’를 내세우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는 데 주목한 의원도 있었다. 영남권 의원은 “당이 엄중한 상황이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원하는 의원이 많다”며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신중하고 치밀해 말 실수도 없을 윤재옥 의원을 택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비례대표 의원도 “지금의 당 지도부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조용하게 효율적으로 원내를 이끌 인물을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례대표 의원은 “원내대표 선출이 끝나자마자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전환해 ‘다음주 있을 전원위원회에서 제대로 잘하자, 국민이 다 보고 있다’고 다잡았다”며 윤 신임 원내대표를 치켜세웠다.
최근 홀대론이 불거진 TK(대구·경북) 지역 의원이 뭉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영남 지역구 의원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다”며 일부 수긍했다.
김학용 의원이 내세웠던 수도권 원내대표론은 원내에서 크게 공감을 얻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남권 의원은 “정치하려면 자기 세력을 넓혀야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라며 “수도권에서의 중도 외연 확장은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든 TK 출신 원내대표든 다 동일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재보궐선거로 뒤늦게 21대 국회에 합류하면서 당내 60%가량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과의 활동이 겹치지 않았다는 것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윤핵관(윤석열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한 의원이 원내 지도부 구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되레 김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원내수석부대표에 김정재 의원, 원내대변인에 정희용 의원 등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친윤’으로만 구성되는 데 대한 역효과가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