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구는 지금…"尹 빼곤 됐다 고마"vs"똑띠 말하는 洪이지예"

권오석 기자I 2021.10.20 14:12:05

`보수 텃밭` 대구, 국민의힘 대선후보 향방 초미의 관심
尹에 쏠린 60·70세대…洪·劉·元 골고루 퍼진 20·30세대
11월 5일 최종 선출까지 `굳히기`냐 `뒤집기`냐

20일 오전 동대구역 전경. (사진=권오석 기자)
[대구=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 검사가 제격 아니겠심꺼. 나머지는 됐다 고마” “말 똑띠 하는 홍준표가 마음에 들지예”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 시민들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의힘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는 대구 민심의 상당한 관심사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대구·경북(TK) 합동토론회가 열린 20일, 대구 민심의 성지라 불리는 서문시장과 동성로 일대를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대구·경북 지역은 당 대선 후보 선출 선거인단의 25% 상당이 몰려있을 정도로 경선 승리의 키를 쥔 핵심 지역이다. 시민 대부분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가운데, `최종 병기`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서 선호도가 엇갈렸다.

20일 오전 한산한 대구 서문시장. (사진=권오석 기자)


◇“새로운 인물이 정권교체”vs“속 시원한 홍준표에 한 표”

이날 오전 만난 택시기사 신모(72·남)씨는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 토박이라는 신씨는 “윤 전 총장이 아직 정치 초보인 건 맞지만,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서 “홍 의원은 당 대표 시절의 막말 등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고 이제는 기성 정치인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내비쳤다. 특히 전날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호하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을 꼬집었다. 신씨는 “설사 그렇게 생각했더라도 그런 말은 안 했어야 했다. 전 전 대통령 문제는 민감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오전 한산한 대구 서문시장. (사진=권오석 기자)
서문시장에서 10년 넘게 이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경모(64·여)씨는 그간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토론회를 전부 지켜봤다면서 “홍 의원은 좀 가벼운 느낌이 있고, 윤 전 총장은 믿음직스러운 면을 봤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과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특검 수사팀장을 맡아 적폐청산 수사에 참여했던 전력에 대해서는 두둔했다. 경씨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는 위에서 시켜서 한 것이다. 이젠 사람들 머리에서 거의 지워진 듯하다”며 “정권교체를 하려면 윤 전 총장이 나서야 한다. 문 정권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20일 오전 대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사진=권오석 기자)
주로 젊은층이 모이는 동성로 로데오거리에서는 비교적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직장인 유병두(34·남)씨는 “홍 의원이 `홍카콜라`라는 별명이 있듯이 바른 말을 속 시원하게 잘 던지지 않느냐”라며 “윤 전 총장은 가면 갈수록 실언으로 신뢰를 깎아 먹는 느낌이다. 말로만 공정과 상식인데 상식을 벗어난 발언이 많다”고 일갈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 등 윤 전 총장의 연이은 말실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셈이다.

20일 오전 대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사진=권오석 기자)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를 지지한다는 영남대 학생이라는 염모(24·여)씨는 “윤 전 총장이나 홍 의원이나 지금까지 해온 언행을 보면 과연 제대로 된 여성관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나마 토론을 보면 유 전 의원이나 원 전 지사가 편향된 사고 없이 합리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20일 오전 대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지하상가. (사진=권오석 기자)


◇여론조사 `2강 1중`…尹 `굳히기` 혹은 洪·劉·元 `막판 뒤집기`

여론조사상으로는 `2강(强) 1중(中)`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한국사회여론연구소 등 참조)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이 29.1%로 1위를 기록했고 홍 의원이 28.5%로 호각세를 이뤘다. 이어 유 전 의원(11.7%), 원 전 지사(4.8%)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서 당심과 민심에 적극 구애한 4명의 대선주자들은 앞으로 남은 토론회에 사활을 걸고 총력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이 대세론을 굳힐 수 있을지, 홍 의원 등 다른 후보들이 뒤집기에 성공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은 향후 5번의 추가 토론회를 거쳐 11월 1~4일 선거인단 투표 및 여론조사를 실시, 11월 5일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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