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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종석, '빨갱이 지칭' 지만원과 소송戰 마무리…조정성립

한광범 기자I 2021.08.09 13:57:55

민사소송 2심서 조정성립…형사재판 처벌불원서 제출
1심 일부승소했지만…法 "공적인물은 비판 감수해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자신을 ‘주사파’로 지칭해 기소된 국우논객 지만원씨와의 소송전을 마무리지었다. 최근 명예훼손 민사재판 2심에서 조정이 성립됨에 따라 임 전 실장은 지씨 형사재판에 고소취하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강민구)는 지난달 20일 임 전 실장이 지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조정을 성립했다. 조정성립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다만 임 전 실장과 지씨 측은 조정의 구체적 내용을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로 합의했다.

민사소송에서의 조정성립에 따라 임 전 실장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지씨의 형사사건 관련해 고소취하와 처벌불원서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재판장 주진암) 재판부에 제출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이에 따라 임 전 실장 명예훼손 기소 사건은 공소가 철회나 기각될 전망이다.

극우논객인 지씨는 2017년부터 자신의 홈페이지에 임 실장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주사파의 골수이자 대부’, ‘지독한 빨갱이’ 등으로 지칭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임 전 실장은 2018년 3월 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명예훼손이 인정된다’며 지씨를 같은 해 7월 불구속 기소했다. 지씨는 기소 이후에도 임 전 실장에 대한 비방글을 올려 2019년 12월 추가기소됐다.

형사재판은 2019년 10월 이후 2년 가까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씨 측은 임 전 실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재판부가 받아들였지만 임 전 실장은 2019년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일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임 전 실장은 형사고소와 별도로 2019년 7월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지씨 등에게 제기했다. 형사사건 재판부는 2019년 10월 임 전 실장의 증인신문이 어렵게 되자 민사소송 결과가 나온 후 재판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는 ‘북한의 노예 노릇’ 표현에 대해서만 명예훼손을 인정하고 지씨 등이 임 전 실장에게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원고 일부승소였지만 실질적 내용상은 패소에 가까웠다.

재판부는 ‘종북’, ‘주사파’등의 표현에 대해선 “일부 유치하고 품격이 떨어지거나 근거가 박약한 부분이 포함됐지만 의견표명 내지 비판을 위한 수사학적 과장”이라며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정치인으로서 공론의 장에 나선 전면적 공적 인물”이라며 “비판을 감수해야 하고 그런 비판은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씨는 임 전 실장 명예훼손 사건과 별개로 5·18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 등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장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돼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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