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1시32분 현재 오뚜기(007310)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7.25%, 5만4000원 오른 7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8% 이상 급등하며 주가 80만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청와대 초청 재계 간담회에 중견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23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는 27~28일 기업인과의 대화에 삼성·현대차·SK·LG·롯데·포스코·GS·한화·현대중공업·신세계·KT·두산·한진·CJ·오뚜기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재계 순위 15대 그룹 중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개사가 이 자리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중견기업 중 유일하게 오뚜기가 초대받았다. 오뚜기는 시가총액 2조7000억원 수준으로 90위에 올라있지만 일자리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으로 꼽힌 것이 초청 이유가 됐다.
오뚜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뚜기`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비정규직 비율이 1% 대, 상속세 납부 등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 이미지를 쌓고 있다. 경쟁사인 농심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 2008년에도 오뚜기는 100원을 인상한 뒤 최근 10년 동안 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2015년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300억원대 주식을 몰래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은 오뚜기는 석봉토스트에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해온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중 기간제 근로자는 1.16% 수준에 그쳤다.
특히 함영준 현 회장은 지난해 12월22일 선대회장인 고 함 명예회장으로부터 오뚜기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 1만8080주(3.01%)을 상속받았는데 1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편법이슈 없이 5년 동안 분납키로 하면서 재계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하림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편법승계 의혹을 받는 등 오너 일가들이 편법으로 기업을 대물림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오뚜기는 지속가능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뚜기가 최근 여름을 겨냥한 신제품 ‘함흥비빔면’, ‘콩국수 라면’ 등을 출시하면서 하반기 면류 실적 회복 기대감과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진짬뽕’의 히트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역기저 효과로 실적부진이 있었지만 하반기 부터는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청와대 초청 등으로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선호도가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마케팅 비용 감소 효과로 인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동안 오뚜기는 여름관련상품이 없어 봄·여름철에 실적이 부진했는데 올해 함흥냉면과 콩국수 등 시즌 겨냥 상품을 출시했다”며 “2분기까지는 진짬뽕의 역기저 효과로 인해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하겠지만 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종합식품업계에서 편의식품으로 돈을 버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식품 사업에 대한 일관성과 판매량 중심의 성장,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그리고 무리하지 않는 내부 현금에서의 투자 등을 감안하면 동종업계 대비 높은 평가는 합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