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한 일자리 경직성 해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대졸자 눈높이 안 맞아 직장탐색 장기화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 및 시사점’을 살펴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연령대별 미스매치지수는 1.75로 23개 OECD 주요 국가 중 8위를 나타냈다. 평균 1.21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미스매치 현상이 뚜렷하다. 2010~2013년 평균 미스매치지수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미스매치 비중은 64.5%로 절반 이상을 웃돈다.
이어 학력별로는 대졸이상 고학력자에 대한 노동시장 미스매치 현상이 심각하다. 2010년~2013년 평균 미스매치지수 중 대졸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77.5%로 압도적이다.
이는 청년층 인구가 감소한 반면, 고학력자 증가로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청년층·고학력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영향이 크다. 김현재 한은 선진경제팀 조사역은 “일반적으로 청년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입직률과 이직률이 높은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청년층 비중이 커질수록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정도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최근 청년층 인구가 줄어들면서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탄력적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력 미스매치가 장기화되면 생산활동에 동원되지 않는 실업자, 구직단념자 등 유휴노동력이 증가하게 된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또한 실업자의 일자리 탐색기간이 늘어나고 기업도 필요한 인력의 적시 채용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영준 한은 선진경제팀 차장은 “노동시장 미스매치의 심화는 유휴노동력의 증대, 고용조정속도의 둔화 등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하시키고 인적자본의 형성을 저해한다”며 “생산성 증대 및 성장률 제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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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미스매치와 이로 인한 직장탐색 장기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노동개혁이 청년고용 문제를 해소하는 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청년 20만+ 창조 일자리 박람회’에서 “청년들은 이런저런 경제지표보다는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가 많이 나오는지 여부로 경기흐름을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노동개혁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청년실업률은 7.9%로 전년동월대비 0.6%포인트 하락했지만, 택배 등 단순노무직의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서비스산업을 주목했다. 최경수 KDI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서비스산업과 청년일자리에 대한 토론회’에서 “청년층은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나쁜 일자리’에 취업할 수밖에 없는데 그 차이가 크기 때문에 취업 연기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의 청년층 일자리로 기대되는 7대 유망 서비스 산업은 성장이 정체하면서 청년층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개혁으로 이러한 신산업들의 성장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정원을 축소하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것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최영준 한은 차장은 “대학정원의 합리적 조정 및 대학교육과 산업 노동수요간의 연계강화를 통해 고학력 인력의 과잉공급을 조절하는 한편, 직업훈련 시스템과 일자리 매칭서비스를 통해 일자리 탐색기간을 축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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