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 이곳에는 1970년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비밀벙커의 출입구가 있다. 이날 서울시는 이 지하벙커를 만들어진 지 40여년, 지난 2005년 처음 발견된 지 10년 만에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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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재 서울시 안전총괄과장 “오랜 시간이 흐른데다 지난 2013년 폭우 때 벙커 전체가 30cm가량 침수되면서 소파의 가죽과 나무가 많이 훼손됐다”며 “지금 전시된 것은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내년 10월 이곳을 시민에게 전면 개방하기에 앞서 오는 10일부터 내달 1일까지 벙커 시민 체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곳에 여의도와 비밀벙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을 설치해 놓았다. 복원한 소파에 시민들이 직접 앉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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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출입문은 IFC 몰 앞 보도 쪽으로 연결돼 있고, 다른 한 개는 신한금융투자 쪽과 연결돼 있습니다. 내년 전면개방에 앞서 IFC 몰 쪽으로 연결된 출입구도 추가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 방에는 발견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올해 초 서울시가 안전 조치를 한 후의 사진, VIP 실에서 발견된 열쇠 박스와 벙커의 두께를 가늠해볼 수 있는 50cm 코어 조각 등이 전시돼 있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이 비밀벙커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0년대에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추정 외에 정확히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전혀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며 “1974년 8월 육영수 여사 피격 후 청와대 경호실이 벙커를 조성해 관리했다는 언론 보도가 2005년에 있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냉전 시대의 산물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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