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41억 인구에 1712억달러(약 179조2635억원) 규모인 아시아 항공시장 잡아라’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LCC)가 아시아 항공시장을 놓고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 패턴의 변화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등으로 한때 틈새시장 정도로만 주목받던 저가항공이 항공산업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는 올해 아시아 항공시장이 약 1712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특히 한국·일본·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 지역 저비용항공 시장이 최근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급증과 한류 인기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대형항공사들이 장악했던 항공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른바 ‘게임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계기나 대상)’로 등장한 셈이다.
실제 세계 최대 항공 컨설팅 기관 ‘센터포에비에이션(CAPA)’은 올해 1월 기준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47개 저비용항공사들이 영업중이며 이들이 운항하는 비행기가 1000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동북아 지역은 저비용항공 설립 초기인 2001년 0.4%였던 저가항공의 좌석 점유율이 2014년 1분기에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저비용항공사 운임은 대체로 대형항공사의 약 80%대 수준이다. 기내 서비스는 덜 누리더라도 조금 더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항공여행을 즐기려는 고객들이 저비용항공으로 몰리고 있다.
동북아 시장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노선이 한국, 일본, 중국을 잇는 한중일 노선이다. 이 노선은 해외여행이 잦은 일본 중산층 관광객에 최근 한류 여파로 중국인 여행객들이 폭증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 방문 중국인 수는 2011년 222만명에서 2014년 600만명(전망)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2014년 1~9월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은 174만79명으로 중국(343만934명)에 이어 두 번째 많다.
한중일 노선이 황금노선으로 등장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도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여행업계 1위 춘추국제여행사가 만든 춘추항공은 지난 9월부터 한국~중국 노선 중 베이징 노선과 승객수에서 쌍벽을 이루는 인천~상하이 노선을 취항해 주 4회 운항중이다. 일본 ANA의 바닐라에어도 올 3월 대형항공사의 견제로 저비용항공사의 진입이 불가능한 노선으로 여겨졌던 인천~도쿄 나리타 노선을 뚫었다.
CAPA는 “특히 중국 중산층의 증가로 한중일 노선 수요가 폭증하면서 동북아가 LCC 항공산업의 최대 승부처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LCC 수요에 비해 항공사 수가 급증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