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일본산 수입식품의 방사능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식약처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 기준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고수했다.
21일 충북 오송 식약처에서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본산 수입식품의 안전실태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지난달 6일부터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모든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나머지 지역의 수산물은 방사능 물질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 다른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대부분의 가공식품의 수입이 허용됨에 따라 가공식품이나 식품원료의 수입량은 오히려 증가했다”면서 “식약처는 방사능 검사 수치를 정확히 공개하고, 가공·원료에 대한 원산지를 정확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식약처는 현재 수산물을 제외한 나머지 농산물, 가공식품 등의 경우 13개현의 23개 품목만 수입을 금지한 상태다.
이목희 민주당 의원은 “수산물 수입이 금지된 8개현 이외 12개현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식약처는 일본의 세계무역기구(WTO)의 제소 여부에 대해 눈치봐서는 안된다”며 수입금지 강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승 식약처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으로 일본산 식품을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을 반복했음에도 야당 의원들은 더욱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산 가공식품은 수입 금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후쿠시마산 어육을 가지고 가공식품을 만들어도 수입을 허용하는 실정이다”면서 “8개현의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으면 해당 지역의 수산물이 가공식품에도 들어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인근 10개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뿐만 아니라 모든 농수산물이나 가공식품도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후쿠시마 인근 10개현에서 생산되는 모든 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며 정 처장의 발언을 문제삼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국민들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가 처음에는 370베크렐을 적합 여부에 대한 기준치로 적용하다 이후 100베크렐로 낮췄다. 수산물도 안전하다고 했음에도 8개현의 수입금지를 결정했다”며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일관성 있는 행정을 펼쳐야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일본산 식품에 대해 불안해 하는 이유가 당지 방사능 때문만은 아닌걸로 판단된다”면서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도록 신뢰회복을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 처장은 “일본산 식품은 매 수입건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기준보다 두 배 강화한 수준으로 검사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등과 소통을 강화해 방사능 뿐만 아니라 모든 위해요인이 식탁에 올라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