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관련' 언론인·前대법관 기소…'50억클럽' 수사 계속(종합)

송승현 기자I 2024.08.07 15:58:06

한겨레신문·중앙일보 전직 간부 재판행
권순일, 변호사 등록 않고 소송 관여 혐의
김만배 소속 언론사 회장도 불구속 기소
''50억 클럽'' 김수남·최재경 수사는 ''난항''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언론인 간부 2명과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대장동 관련 소송에 관여한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씨와 관련한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이 제기된 6명 중 4명에 대한 기소를 마쳤으나, 권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같은 의혹이 제기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최재경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 씨로부터 기사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한겨레신문 부국장을 지낸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檢 “대장동 비판 기사 막는 대가로 금품 오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7일 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한겨레신문 전 부국장 A씨와 중앙일보 간부 B씨, 이들에게 금품을 공여한 김씨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김씨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비판 기사가 보도되는 것을 막고 유리한 기사가 보도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A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김씨로부터 관련 청탁에 대한 대가로 합계 8억9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B씨는 2019년 4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같은 이유로 2억400만원을 수수한 혐의가 있으나 공소시효 도과로 이번 기소에는 1억300만원만 포함됐다.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김씨도 합계 12억400만원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 재청구도 검토했으나,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김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소속 언론사 간부로서 기사 작성에 영향력을 미친 증거들을 재판과정에서 소명하겠단 계획이다.

◇‘50억 클럽’ 6명 중 4명 기소…김수남·최재경 ‘수사 중’

아울러 검찰은 김씨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약정받은 ‘50억 클럽’과 관련해서도 권 전 대법관과 언론사 회장 C씨를 각각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이날 권 전 대법관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으로, 김씨로부터 50억원을 차용하고도 이자를 면제받는 방식으로 금품을 수수한 언론사 회장 C씨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업체인 화천대유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 행정소송 1심의 재판상황 분석, 법률문서 작성, 대응법리 제공 등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50억 클럽’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는 이번 기소에 포함하지 않았으며, 계속 수사하겠단 방침이다.

언론사 회장인 C씨는 당시 소속 직원이었던 김씨로부터 50억원을 차용하고 이에 대한 이자 1454만원을 면제받는 방식으로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C씨에 대한 배임수재 혐의는 김씨와의 부정한 청탁이 오고 간 정황을 찾을 수 없어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2021년 처음 의혹 제기가 된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3년만에 6명 중 4명이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해서는 기소한 바 있다. 곽 전 의원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바 있으며, 박 전 특검은 1심이 진행 중이다.

다만 최재경 전 민정수석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는 뚜렷한 진척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두 사람 모두 의혹이 불거졌던 당시 서면조사만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증거관계를 분석해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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