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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급여 시장 진입…10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56%
2014년 설립된 제이엘케이는 의료영상과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조기 진단, 판독 보조, 병변 검출, 예후 예측 등을 제공하는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질환 중에서도 제이엘케이는 전 세계에서 3초에 1명씩 발병하는 뇌졸중에 집중해 AI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제이엘케이는 CT에서 MR, 뇌경색에서 뇌출혈, 응급실 입원, 치료, 퇴원, 재활에 이르는 뇌졸중 전영역을 아우르는 패키지 ‘메디허브 스트로크(MEDIHUB STROKE)’를 갖추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뇌졸중이 다빈도 질환이라 시장 규모가 크고, 즉각 치료하면 예후가 좋아지는 질환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뇌졸중 시장은 410억달러(한화 약 53조원) 규모에 달한다. 김 대표는 “뇌졸중은 조금이라도 빨리 치료하면 예후가 좋아지기 때문에 유효성과 효과성을 증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이 같은 강점이) 제이엘케이가 뇌졸중이라는 질환에 선택과 집중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진단 보조 솔루션 ‘JBS-01K’은 2022년 국내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에 지정돼 2023년부터 뇌졸중 분야 최초 AI의료기기 보험 수가 적용 대상 소프트웨어가 됐다. 지난달에는 5만4300원의 수가를 부여 받아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JBS-01K는 영업 개시 5개월 만에 의료기관 100개소에 도입된 데 이어 10개월 만에 210개소에 도입됐다. 이로써 JBS-01K가 국내 시장점유율 56%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제이엘케이의 분석이다.
제이엘케이는 2028년 국내 뇌졸중 관련 의료기관 점유율 85%로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제이엘케이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뿐 아니라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를 보유한 의원으로 도입 가능 대상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기존 솔루션들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美 진출 원년…“국내보다 시장 진입 수월할 것”
아울러 제이엘케이는 올해를 미국 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제이엘케이가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이유는 압도적인 시장 크기에 있다. 글로벌 의료 시장에서 미국이 3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제이엘케이의 솔루션 도입 대상 의료기관 수로 보더라도 국내 의료기관(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를 보유한 의료기관)이 1389개소라면 미국 의료기관(대학병원, 이미징센터 기준)은 2만5129개소에 이른다. 제이엘케이가 추정하고 있는 국내 뇌질환 시장 규모는 약 2564억원지만 미국 뇌졸중 진단 시장 규모는 42억달러(한화 약 5조4000억원) 규모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의료 시장 중 미국이 35%라는 아주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면 한국은 1.5%로 굉장히 작은 포션을 갖고 있다”며 “현재까지 우리가 국내에서 시장을 개척하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러한 시장 여건 때문에 올해부터는 제이엘케이의 모든 솔루션을 미국에서 성공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솔루션은 대외혈관 폐색 검출 AI 솔루션 ‘JBS-LVO’다. 제이엘케이는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JBS-LVO의 인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JBS-LVO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영상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이하 RSNA) 2023’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JBS-LVO를 활용해 전남대학교병원과 대전을지병원에서 595명의 뇌경색 의심환자 CT 혈관 영상을 분석한 결과, AUROC 0.96, 민감도 86%, 특이도 97%의 성능을 보였다. 경쟁 솔루션인 비즈AI의 ‘비즈 LVO(Viz LVO)’는 5개 임상시험 평균 민감도는 78%, 특이도는 92%였다.
김 대표는 미국 시장 진입이 국내 시장 진입보다 수월할 것으로 봤다. 김 대표는 “한국은 없던 시장을 개척해서 나아가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힘들었다”며 “미국은 이미 글로벌 경쟁사인 A사와 B사가 각각 1600개소, 1200개소에 솔루션을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굉장히 간단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미국 시장에 진입해있는 경쟁사들의 시장까지 잠식하겠다는 게 제이엘케이의 전략인 셈이다. 제이엘케이는 2028년까지 미국 의료기관 2만5129개소 중 3000개소에 자사 솔루션을 도입, 미국 내 점유율 10%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김 대표는 제이엘케이 솔루션의 성능, 사용성, 다양한 제품 조합 등 차별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빠르게 미국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흑자 전환 자신…2028년까지 매출 176배 폭증 가능할까
관전 포인트는 제이엘케이가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다. 김 대표는 “2024년에는 국내에서 비급여 처방이 시작되고 매출이 올라오기 때문에 턴어라운드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2028년에는 수익 극대화 모델과 시스템을 이용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국에서 80%, 국내에서 20%의 비중으로 6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하는 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엘케이는 최근 3년간 매출과 영업적자가 각각 30~40억원, 70~80억원대로 비교적 큰 변동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던 업체다. 최근 3년간 제이엘케이의 매출액은 2020년 45억원→2021년 38억원→2022년 34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75억원→74억원→86억원을 기록했다. 따라서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면 2022년 매출 기준으로 무려 176배나 매출이 폭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제이엘케이가 이 같은 매출 급증을 자신하는 근거는 경쟁사의 매출이 1년 만에 1100%(12배) 성장한 사례에 있다. 해당 업체는 미국에서 혁신 수가를 적용 받은 이후 이처럼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제이엘케이 또한 FDA 인허가뿐 아니라 혁신수가를 적용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국내 비급여 시장 진입을 통해 올해는 매출까지도 연결되고 코스트 퍼포먼스까지 보여줄 수 있는 수익 극대화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이러한 기반을 통해 미국에서 더 큰 성장을 하고, 전 세계에 있는 뇌졸중 환자들이 반드시 우리의 인프라를 통해 치료받을 수 있는 2028년을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