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부터 퇴근까지… 직장인 괴롭히는 질환 시간대별로 달라

이순용 기자I 2018.06.04 11:38:39

직장인의 평범한 일상이 각종 질환 불러…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곳 없는 직장인
직장인 46%, 10~20분 동안 식사…''10분 식사''가 위염 부른다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평일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낸다. 숨 가쁘고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건강 관리는 뒷전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데가 없다. 아픈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왜 아픈 걸까. 정답은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염승철 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의 도움말로 직장인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질환들을 시간대별로 알아본다.

◇오전 8시 출근 전쟁, ‘발바닥’도 전쟁 중

직장인들은 생각보다 출퇴근에 오랜 시간을 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국가교통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서울에서 혹은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평균 출근 시간은 41.8분, 퇴근 시간은 54.6분이었다. 매일 출퇴근길에 1시간 36분을 쓰는 셈이다. 딱딱한 구두나 굽이 높은 하이힐 등을 신고 오랜 시간 걷거나 서 있으면 발에 부담이 주어 족저근막염에 걸릴 위험이 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의 바닥 앞에서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으며 충격완화의 역할을 한다. 이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발 뒤꿈치 통증이다.

염승철 의무원장은 “족저근막염은 무리한 운동이나 장시간 서있는 경우 발병하곤 한다. 스트레칭 등으로 예방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며 “통증이 심해질 경우 순수한약재 추출물을 정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으로 염증을 제거해 통증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 12시, 밥 한 공기 ‘뚝딱’…10분 식사에 ‘위’는 부글부글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꿀맛’ 그 자체다. 달콤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식사 시간을 줄이고 휴식 시간을 쟁취한다. 지난해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781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점심시간’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46.1%가 10~20분 동안 식사를 한다고 답했다. 10분 내외라는 답변도 8.3%를 차지했다.

평상시 식사 시간이 15분 이내로 짧은 사람은 위염이 발생할 위험이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를 빨리 하면 포만감을 덜 느끼게 되고, 이는 과식으로 이어진다.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노출돼 위장관계 질환의 가능성을 높인다. 급성 위염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 금식하여 위를 쉬게 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위산 분비 억제제, 위장 점막 보호제로 치료할 수 있다.

◇오후 3시, 보고서 작성 집중하다 보면 ‘목’은 어느새 거북이

일에 집중하다 보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목을 쭉 빼서 컴퓨터 모니터에 다가가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런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거북목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한 직장인 남성이 컴퓨터로 업무를 하고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뒷목을 잡아주는 근육과 힘줄이 손상되어 딱딱하게 굳어진다. 증상이 악화되면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와 등으로 통증이 전해진다. 이는 뒷목을 고정시켜 주는 근육과 인대에 피로가 누적되어 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C자형 경추가 일자로 변하면 목뼈에 미치는 충격이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로 전달되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으로 거북목증후군을 치료한다. 추나요법을 통해 경직된 관절과 뭉치고 굳은 근육을 바로 잡아 목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교정한다. 이를 통해 통증 완화는 물론 손 저림, 두통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오후 6시, ‘손목’은 워라밸 없나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지만 여성들에게는 쉼표가 없다. 회삿일을 마쳐도 집안일이 기다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맞벌이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41분, 맞벌이 여성은 3시간 13분이다.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80% 이상은 40대 이상 중년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부의 직업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이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손목 앞쪽 피부 아래에 뼈와 인대에 의해 형성된 손목터널이 좁아지거나 압력이 증가하면서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이로 인해 손바닥과 손가락 등에 감각이상과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손목 통증이 지속된다면 잠자기 전 온찜질이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간단한 약물치료로도 완치가 가능한 만큼 손목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염승철 의무원장은 “직장인들의 질환은 생활 습관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생활 습관을 바로 잡아야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직장인들이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선 자신의 일상을 점검하고 생활 습관을 바로 잡아야 각종 질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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