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73)이 사망하면서 대남정책을 이끌 통일전선부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차기 통일전선부장 자리에 오를 인물로는 원동연, 김완수, 맹경일 등의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숙청 또는 해임됐던 것으로 알려졌던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의 이름이 김양건 비서의 장의위원 명단에 올라, 원 부부장의 복권이 확인되는 만큼 귀추를 주목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소 실장은 30일 “국가장의원회 명단에 나와 있는 대남 엘리트 명단으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후임자를 판단해보면 김완수 조국전선 서기국장과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며 “김 서기국장은 장의위원 명단에서 원동연보다 먼저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김완수는 우리 사회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의장 겸 서기국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의장, 6.15공동선언실천 남북공동위원회 북측위원장, 조선-폴란드친선협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대남 분야에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보다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장의위원회 명단 호명 순서를 가지고 분석해보면 김완수도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원동연 부부장의 경우 김양건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남북 당국 간 대화에 깊게 관여해온 원동연의 대남 사업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복권을 결정했을 공산이 크다고 봤다.
완벽한 중앙 복귀가 아니라 김양건 비서의 부재로 인한 대남 사업 사령부의 공백을 메우고 연착륙을 위해 원 부부장의 복권을 결정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맹경일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양건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이름조차 빠져 있어 그의 북한 지도부 내 위상이 높지 않아 김양건의 후임자로 임명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이번 김양건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군부 인사들이 많이 빠져 있는 것은 김양건이 군부와 직접 관련 있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국가장의위원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위원, 후보위원,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의 전문부서 부장과 제1부부장, 국가와 군대의 핵심 간부, 도당 책임비서와 관련 분야 인물들로 주로 구성한다”고 했다.
한편 올해 마원춘, 한광상에 이어 최룡해, 원동연까지 복권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그동안 공포정치로 악화된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관용적인 인사정책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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