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 일동은 1박 2일 동안 함께 땀 흘리고 격론을 주고받으면서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하나 되는 길을 찾았음을 밝힌다.’ 새정치연합이 3일 의원 워크숍을 마치면서 내놓은 결의문이다.
문구만 보면 4·29 재·보궐선거 전패에 따라 전면화된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 계파 갈등을 해결할 방안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해석되지만 사실상 봉합되지는 못했다. 이번 결의문이 의원들의 뜻을 모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장 결의문을 채택하는 자리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미친X들! 이게 뭐 하자는 거야”, “이게 쇼지 뭐냐”라는 말들이 터져 나왔다. 문재인 대표는 전날 인사말에서 “밤새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다시 하나로 거듭나자”고 제안했으나 당시 원탁토론에서 치열한 토론은 없었다.
계파 청산이 주제였지만 토론은 봉합에 머물렀다. 의원들이 조별 발표 후 격론을 벌이고 싶어 했지만 조만간 의원총회 일정을 잡아 당내 갈등문제와 혁신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 의원은 “(계파갈등과 패권주의 문제에 대해) 무제한적인 허심탄회한 대화가 있었어야 하는데 토론 연습하고 끝난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하나가 됐다고 하는데 웃긴다. 원래 결의문 채택이 없었는데 당 지도부가 (그것을) 가지고 와서 현장에서 일부 수정해 발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워크숍은 지도부와 의원 간, 친노-비노 간 불신의 골을 또 한 번 확인시켜줬다. 다만 다음주중 의총이 잡힐 것으로 보여 계파 청산문제가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계파 청산이 논의되면 친노 패권주의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친노 패권주의의 실체가 없다는 항변도 있긴 하지만, 워크숍에서 발표한 여론조사기관의 재보궐선거 결과 평가처럼 당이 친노 프레임 공세에 취약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최원식 의원은 “계파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1순위인데, 패권적인 집단은 반성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선거에 패배했으면 상대방이 비판하는 것을 수용해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번에도 책임 안지고 그러니까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방향 설정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강조한 기득권 내려놓기도 논의 주제다. 문 대표가 혁신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한 만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내려놓을지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성엽 의원은 “혁신위원장이 의원들에게 기득권 포기를 주문했는데 의원들도 내려놓을 것을 찾아봐야 하고 문 대표도 기득권 중 구체적으로 무엇을 내려놓을지 제시해야 한다”며 “혁신위가 구성되면 혁신위 주관으로 의원과 원외위원장이 한 자리에 모여 무제한적인 토론을 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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