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원익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야권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지금까지 자신에 대한 야권 대선 주자들의 비판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던 박 후보로서는 이례적인 반응이다. 여야 대선 레이스가 점차 열기를 더해가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향후 야권 대선 주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에 나설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이날 강원도 철원 DMZ(비무장지대) 생태평화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속 5.16을 가지고 역사논쟁을 하나”라며 문 상임고문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한 발언에 대해 문 상임고문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나”라고 비판하자 이를 되받아 친 것이다.
박 후보는 “5.16에 대해서 제가 이야기 하지 않았나. 저는 그런 역사관을 가지고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며 “정치권에서 현재 해야 할 일, 국민의 삶 챙길 일도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또 저 같이 생각하는 국민도 많이 계시다”며 “그렇다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나. 저 같이 생각하는 모든 국민은 아주 잘못된 사람들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문 상임고문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문 상임고문은 앞서 2월에도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 “장물을 남에게 맡겨 놓으면 장물이 아닌가? 착한 물건으로 바뀌나? 머리만 감추곤 ‘나 없다’하는 모양을 보는 듯하다“며 박 후보를 비판했지만 박 후보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문 상임고문은 지난 6월 관훈토론회에서도 박 후보에 대해 “저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지만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다. 제가 가난 때문에 고생하던 시기에 청와대에서 공주처럼 살았고, 독재권력과 맞서서 싸우던 시기에 독재권력의 핵심에 있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소환통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것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나지 않았나”라며 “정치권에서 전부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다른 특권을 누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기 때문에 여야 막론하고 국민 앞에서 책임 있게 행동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