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가 미국에서 4개월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기존 제품군이 다진 시장 지위가 후속 제품의 안착 기반이 되는 선순환도 뚜렷하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잇따르는 '특허절벽' 구간을 앞두고 연구개발부터 직판까지 내재화한 수직통합 구조가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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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77%↑ 최대 실적…신규 제품 비중 60% 넘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액 1조3000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2%, 77.3% 증가하며 역대 2분기 최대치를 새로 썼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5%에서 약 33%로 대폭 개선됐고, 연초 제시했던 2분기 영업이익 목표(4000억원)도 초과 달성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낸 결과다.
성장 배경은 고수익 신규 제품군의 비중 확대다. 2분기 전체 매출에서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등 신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지난해 2분기 53% 수준에서 10%포인트(p)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 이들 제품은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기존 주력 제품 대비 시장 경쟁이 덜하면서 직접판매 비중이 높아 수익성 기여도가 크다. 여기에 합병 이후 일회성 비용 해소, 고원가 재고 소진 완료, 개발비 상각 종료, 생산 수율 향상 등이 동시에 반영됐다. 회사는 이를 일회성 효과가 아닌 제품 믹스 개선과 생산 효율성 향상에 기반한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세대교체는 연초부터 뚜렷했다. 1분기 신규 제품 매출은 5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급증하며 바이오 매출 비중 60%를 처음 돌파했고, 전체 바이오시밀러 분기 매출도 27% 늘어난 974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경쟁 제품 없이 퍼스트무버로 출시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를 필두로 한 후속 신규 5종의 1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 증가한 2113억원에 달했다. 의약품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임에도 전분기 대비 16% 성장했다. 회사는 올해 기존 제품 비중을 약 30%로 낮추고 수익성이 높은 신규 제품 비중을 70% 수준까지 확대하는 연간 매출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제품별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짐펜트라는 미국에서 역대 최대 처방 실적을 지속 경신하고 있고, 스텔라라 시밀러 '스테키마'는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선두 그룹에 진입한 데 이어 캐나다에서 오토인젝터(AI) 제형 허가도 획득했다. 프롤리아 시밀러 '스토보클로'와 '오센벨트'는 미국 5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세 곳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되며 환급 커버리지를 60% 이상 확보했고, 악템라 시밀러 '앱토즈마'와 함께 시장 안착에 성공하며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옴리클로가 퍼스트무버로 시장 선점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베그젤마는 후발주자임에도 주요 국가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아일리아 시밀러 '아이덴젤트'는 영국 대형 입찰 수주에 성공했다.
트룩시마 美 4개월 연속 1위…신구 제품 '선순환'
기존 제품군은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선도적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지난 5월 미국에서 38.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처방 1위를 달성했다. 처음 1위에 올랐던 2월 대비 점유율을 2.8%p 끌어올리며 오리지널을 포함한 경쟁 제품들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트룩시마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최초로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제품이다. 이달 초에는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오리지널과 대체 조제가 가능한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지위를 획득해 오리지널이 점유한 20% 규모의 시장 침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른 제품군도 순항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인플렉트라'(램시마 미국 제품명)는 같은 기간 30.4%의 점유율로 처방 선두권을 유지했고, 스테키마(13.3%), 베그젤마(10.6%), 유플라이마(8.1%)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존 제품이 쌓은 성과는 후속 제품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셀트리온 미국 법인은 올 하반기 '앱토즈마' 피하주사(SC) 제형과 '옴리클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자가면역질환 제품군 판매 과정에서 구축한 대형 PBM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제품의 조기 안착을 추진할 계획이다. 입찰 물량과 연말 재고 수요가 몰리는 하반기가 성수기인 데다 미국 출시 예정 제품들의 초도 물량 입고까지 더해지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특허절벽 앞 '수직통합'…시밀러 41개·신약 20개로 대응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구조적 2차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졸레어, 아일리아, 키트루다, 옵디보, 스텔라라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2026년부터 2030년 사이 잇달아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경쟁 심화도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부터 임상, 허가, 생산, 직판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한 수직통합형 구조로 원가와 품질 통제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3년 램시마를 시작으로 퍼스트무버 제품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글로벌 규제·감독기관 허가와 상업화 노하우를 축적해온 점도 강점이다.
제도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유럽이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을 사실상 면제한 데 이어 미국도 지난달 관련 규제 완화법을 통과시켰다. 추가 임상이 필요했던 '인터체인저블'(상호교환 가능) 제도를 폐지해 허가 부담을 줄이는 내용으로, 지난 3월 약동학(PK) 평가 생략·간소화 방침에 이은 조치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심화된 바이오시밀러 경쟁에서도 기존 시밀러 개발 경험에 기반한 임상 분석 역량과 제조 경쟁력을 갖춘 플레이어는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기존 시밀러의 매출 감소는 전망되지만 고마진의 신규 시밀러 성장이 강력하고 짐펜트라 미국 성장은 기대 이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파이프라인 확대와 생산역량 강화도 병행한다. 코센틱스 시밀러 'CT-P55'가 국내·북미에서 허가 절차를 밟고 있고 '허쥬마 피하주사(SC)'도 주요국 허가를 순차 추진 중이다. 키트루다, 다잘렉스 등 후속 개발을 통해 2030년까지 18개, 2038년까지 총 41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신약은 항체-약물접합체(ADC) 'CT-P70'과 'CT-P71'이 FDA 패스트트랙에 지정됐으며, 'CT-P72'·'CT-P73'도 연내 신청에 나서 내년까지 총 20개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국내 4·5공장(18만리터)과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 증설(7만5000리터)을 통해 미국 내 총 14만1000리터 생산능력을 확보, 관세·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고 글로벌 위탁생산(CMO) 기반까지 갖춘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 측은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신규 제품 확대와 수익성 개선 전략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는 주요 국가 입찰 확대와 신규 제품 성장세의 본격 반영이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이어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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