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차단·항구 봉쇄·공습…삼중 충격
이란 경제는 전쟁 발발 이전부터 수년간의 제재와 부패, 실정(失政)으로 만신창이 상태였다. 여기에 전쟁으로 인한 충격이 더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중 이란의 주요 석유화학·철강 플랜트를 비롯한 산업 시설과 핵심 인프라를 타격했다. 원자재 공급망이 끊기자 관련 산업이 연쇄적으로 멈췄다. 이란 서부의 한 섬유 공장은 직원 800명 중 700명을 감원했고, 북부의 또 다른 공장은 500명을 내보냈다.
미국은 지난달 휴전 이후에도 이란 항구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 원유 수출 대부분이 막히고 수입 물자 공급도 교란됐다.
여기에 전쟁 초기 이란 정부가 스스로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디지털 산업 전체가 마비됐다. 이란 기술산업 로비단체는 인터넷 차단으로 이란이 직·간접적으로 하루 최대 8000만 달러(약 1175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란의 아마존”도 감원…스타트업은 폐업
‘이란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최대 기술 기업 디지칼라는 전체 직원의 약 3%인 200명을 감원했다. 마수드 타바타바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의 불안정을 감원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란 전자상거래 기업 캄바는 아예 문을 닫았다. 창업자 하디 파르누드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두 차례의 전쟁과 수개월간의 인터넷 차단 끝에 더 이상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었다. 이번에는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
이란 정부 관리 골람호세인 모하마디는 전쟁으로 인해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직·간접 실업자가 200만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지난달 25일 이란의 한 구직 플랫폼에서는 하루 동안 이력서 31만8000건이 쏟아졌다. 이란 매체 아스르 이란에 따르면 이전 최고 기록을 50% 웃도는 수치다.
최저임금 60% 인상이 부른 역설
경제 위기를 완화하려던 정부 조치는 오히려 역풍을 불렀다. 이란 정부는 지난 3월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최저임금을 60% 올렸다. 그러나 온라인 자동차 판매 기업 카르나메의 니마 남다리 CEO는 “이 조치가 경제에 충격을 줬고, 결과적으로 해고의 물결이 더 거세졌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노동자의 날 성명에서 기업들에 가능한 한 감원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경제학자 아미르 호세인 할레기는 “이상하고 압도적인 경제 문제의 소용돌이가 생겨났고, 전쟁 이전에도 이란은 이미 일련의 거대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경제에 대해 “실패하길 바란다. 내가 이기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 경제의 향방은 결국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와 인터넷 차단 종료, 미국과의 협상 여부 등에 달려 있다. 이란 당국은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민간의 분노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