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월급이 줄었나?" 추석인데 바짝 마른 지갑..실질임금 5만원 더 줄어

최정훈 기자I 2023.09.27 14:44:02

올해 들어 실질임금 5.3만원 줄어…5개월째 감소세
오르는 물가보다 임금은 안 올라…특별급여 10% 줄어
임금 낮은 중소기업 구인난…빈 일자리 22만개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추석을 앞두고 직장인들의 월급봉투가 더 마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실질임금이 지난해보다 5만3000원 줄었기 때문이다. 실질임금의 감소는 임금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의 구인난도 부추기고 있다.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의 8월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355만9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만3000원(1.5%) 줄었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눠 백분율로 환산한다. 즉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임금의 실질적인 가치를 말한다.

올해 7월까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을 단순히 화폐액으로 표시한 명목임금은 394만1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만5000원(2.2%) 늘었다. 월급 명세서상으로는 올해 7월까지 작년보다 8만5000원이 늘었지만, 고물가로 인해 상품을 살 수 있는 능력은 5만3000원 줄었다는 뜻이다.

실질임금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다 올해 2월 잠시 반등했다. 그러나 3월부터 다섯 달째 감소하고 있다. 또 4월부터 6월까지 0.2~0.6% 수준이던 실질임금 감소율은 7월 1.1%로 다시 커졌다.

실질임금 감소폭이 커진 이유로는 높은 수준의 물가와 특별급여의 감소로 인한 임금상승률이 낮아진 탓이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특히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1.1% 상승했다. 전기료가 25%, 도시가스가 21.3%, 지역난방비가 33.4% 올랐다.

반면 7월 한 달간 임금상승률은 1.1%에 그쳤다. 다달이 정기적으로 받는 정액급여와 초과근무 등으로 받는 초과급여는 소폭 늘었지만, 특별급여가 지난해보다 10.5% 줄어들면서, 명목임금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임금수준이 낮은 임시·일용직이 늘어나 임금수준을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계속된 실질임금 감소는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중소·영세사업장의 구인난도 부추기고 있다. 8월 기준 빈 일자리는 22만1000개를 기록하며 7월보다 5000개 늘었다. 20만개 이상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7개월째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로 이 수치의 증가는 곧 구인난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빈 일자리의 약 70%는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다. 실질임금의 감소가 저임금 일자리의 임금수준을 더 낮추면서 구직자가 중소기업 취업을 더 꺼리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598만3000원, 실질임금은 538만원이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장의 명목임금은 355만원, 실질임금은 319만2000원에 그친 상황이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 7월에는 빈 일자리가 전년동월대비 1만 개 정도 증가했는데, 8월에는 1만 2000개 증가했다”며 “빈 일자리가 증가 폭이 더 확대해 지난달보다 빈 일자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