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고령의 실향민이 북녘 고향에 학교 및 병원 건립 등의 목적으로 남북협력기금에 기부금을 기탁·적립하려 해도 현재 시스템 아래서는 그 기부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려웠다. 기부금이 기탁된 당해연도가 넘어가면 전액 기금 수입으로 귀속, 정부 재정에 통합 운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학생들의 성금을 비롯, 국민들이 어려운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 기탁한 기부금들을 제 때, 제 목적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남북협력기금에의 민간 기부는 1992년 경남 사천 건흥초등학교(현재 곤양초등학교로 통합) 학생 86명이 북한을 돕기 위해 모금해 기탁한 6만 5310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89건, 약 28억 5000만원이 쌓여 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민간 기부금이 남북협력기금에 적립될 수 있도록 했다. 국민들이 기탁한 기부금을 별도로 적립·관리함으로써 기부자의 의도를 온전히 살릴 수 있는 시기와 목적에 해당 기부금이 사용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남북협력기금의 재원으로서 민간의 기부금을 명시했다. 기존에도 ‘정부 및 정부 외의 자의 출연금’이 기금의 재원으로 규정돼 있었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민간의 기부금을 정부 차원의 출연금과 구분해 명확히 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통일부 장관의 기부금 접수 근거를 명확히 했다. 특히 기부금 접수 시 남북협력기금의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접수여부의 심의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기부금 접수·관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7월 중 국회에 제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