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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전문가 국제회의’ 개회사에서 “공무원연금의 발전사는 지난 58년간 노후소득 보장과 연금재정의 안정화라는 딜레마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치열한 과정이었다”며 “연금의 재정 안정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처장은 “일반 국민연금과 특수 직역연금 간의 격차가 존재한다. 이를 형평성 차원에서 접근하는 시각이 있다”며 “일본 연금전문가들은 이를 ‘연금 질투’라는 용어를 쓴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간 형평성 논란 등 연금제도가 직면한 여러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남준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공무원연금은 1960년대에 도입돼 직업 공무원제도가 안착하도록 도움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했다. 그러나 급격한 초저출산과 고령화사회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이 국민의 봉사자로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공무원연금제도가 그 디딤돌이 되고 사회의 변화와 환경에 맞춰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공유되는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연금의 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세계은행(World Bank) 사회보장국장을 역임하는 등 연금분야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로버트 홀츠만(Robert Holzmann·오스트리아) 교수가 ‘OECD 국가의 공적연금 동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홀츠만 교수는 “최근 공적연금은 단일제도에서 한사람이 여러 연금에 동시에 가입하는 다층체제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세계은행 또한 기존 ‘국민연금+기업연금+개인연금’ 3중구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민+기업+개인+공적부조+가족지원’의 5중 구조를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홀츠만 교수는 한국 또한 향후 국민연금과 기업 연금 등의 발전을 통해 다층구조의 연금제도를 설계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공무원연금 제도는 신분보장과 적정 연금지급을 통해 공무원의 정치적 독립과 부패방지를 위한 인사정책 역할을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홀츠만 교수에 이어 연단에 선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공무원연금제도에 대해 “국가주도 경제개발정책 추진에 공무원이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재직 중 신분보장과 노후의 후한 연금을 약속해 공무원들이 낮은 보수에도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교수는 “미래에서 자금을 차입하는 식의 제도운영이 결과적으로 제도 성숙과 맞물려 개혁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연금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법정 정년(60세)와 연금개시연령(65세) 사이의 소득공백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정년연장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해 공직경험을 살려 퇴직 후 의미있는 소득활동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 사회보장에 대한 인식을 노후생활보장 중심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수명 연장으로 은퇴자의 사회참여 활동에 대한 지원강화가 결국 퇴직 후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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