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A씨가 B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분묘 굴이(掘移) 청구소송을 전원합의체에 부쳐서 내달 22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공개변론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1년 12월 자신의 토지에 들어선 묘 6기를 관리하는 B씨를 상대로 묘의 위치를 옮기라고 소송을 냈다. 1심과 항소심은 6기 가운데 5기는 분묘기지권 취득시효를 인정했다. 5기 가운데 1기는 1733년 무렵 B씨 측이 속한 종중의 시조(始祖)를 안치한 것이고, 나머지 4기는 1980년대부터 차례로 새로 이장한 것이라서 B씨 쪽에 소유권이 생겼다는 판단이었다.
A씨는 취득시효를 이유로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관습법이 존재하지 않고 분묘기지권을 폐지하는 쪽으로 대법원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상고했다.
그간 대법원은 취득시효가 완성한 경우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판례를 유지해왔다. 20년간 평온·공연하게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인정하고, 분묘가 존속하는 한 이 권리는 유효하며, 이에 따른 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다.
토지 소유권을 인정해서 타인의 분묘를 처분하도록 하는 것은 분묘를 통해 조상을 숭배하는 윤리관을 가진 우리 민족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가 제일 컸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토지소유자의 사유재산을 제한하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미 2001년 시행한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주장’을 금지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번 공개변론에서는 분묘기지권 폐지 측에서 오시영 숭실대 국제법무과 교수가, 존중 쪽에서는 이진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와서 양측을 대변한다.
당일 공개변론은 포털사이트와 법원 홈페이지, 유튜브, 한국정책방송에서 생중계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양쪽 가치의 대립과 충돌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최고법원의 지혜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대법원은 이번 공개변론을 통해 청취한 양측의 변론 등을 종합해 분묘기지권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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