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그리스 사태와 유가 급락이라는 대외 변수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가운데 그동안 증시 상승을 견인하던 제약·바이오·화장품주는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쏟아졌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3.64포인트, 0.66% 하락한 2040.29에 거래를 마쳤다. 소폭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약보합에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하락폭을 키웠다. 2030선 아래에서 거래되다 막판 2040선을 간신히 턱걸이한 채 장을 마쳤다.
그리스 사태가 접점을 찾는데 시간이 더욱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은 여러 분야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간밤 국제유가는 그리스 불확실성에다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 중국 증시의 거품붕괴 우려에 무려 7.7% 하락한 52.53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맥을 못췄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부터 2.4% 하락하며 하루만에 반락했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경기 부양카드는 하락장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홍콩 항셍지수도 하락 중이고,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과 동일한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만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1.41% 상승해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현지시간으로 7일 열리는 유로존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오는 20일 그리스의 유럽중앙은행(ECB) 채무상환일까지는 구제금융 재협상을 둘러싼 그리스와 채권단간 공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3거래일째, 기관은 4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은 1069억원, 기관은 1483억원을 팔아 치웠다. 특히 기관은 전일에 이어 1000억원 이상 매물을 내놨다. 개인만 2488억원을 사들이며 사흘세 매수세를 이어갔지만 지수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해 242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통신주가 2분기 가입자당 매출(ARPU) 상승 전망에 동반 강세를 보이며 통신업은 4.44% 올랐다. 보헙(1.37%), 운수창고(1.48%), 증권(1.18%), 금융업(1.27%) 등도 상승했다.
반면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어오던 의약품은 기관의 집중 매도세가 유입되며 무려 13.16% 급락했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고밸류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왔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급락에 화학은 3.27% 하락했고, 서비스업(2.74%)과 유통업(1.36%) 등도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상승 종목이 더 많았다. 국제유가 하락에 정유화학주는 빠졌고, 제약·바이오·화장품주 하락도 두드러졌다. LG화학(051910)은 4.78% 밀렸고, 롯데케미칼(011170)은 3.04%, 아모레퍼시픽(090430)은 10.07% 하락했다. 전날 그리스 우려에도 4.78% 올랐던 한미사이언스(008930)는 가격하한선까지 급락했다.
반면 2분기 예상을 밑돈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005930)는 0.81% 올랐고, SK하이닉스(000660)(1.47%), SK텔레콤(017670)(4.99%), KT&G(033780)(1.87%) SK C&C(034730)(2.22%)도 상승했다. 정유주지만 전일 하락폭이 컸던 SK이노베이션(096770)과(1.79%) 에쓰오일(S-OIL(010950)·0.96%)은 소폭 반등했다.
이날 거래량은 4억9798만8000주, 거래대금은 8조2002억5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4개 종목을 포함해 369종목이 올랐다. 46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1개 종목을 포함해 454개 종목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