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분할 재상장 후 파죽지세를 이어가던 한진해운홀딩스의 주가에 급제동이 걸렸다. 3연속 상한가 후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급락세로 돌아선 것.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저평가 상태이라는 해석과 단기 과열 양상에 따른 조정 국면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5일 한진해운홀딩스는 전일 대비 10.46% 하락한 1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까지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던 주가는 이날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채 장을 출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쏟아지는 차익실현 물량에 주가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치며 장중 한때 하한가로 내려앉기도 했다.
수급적으로는 기관이 연일 매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소폭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은 이날 1만2000주 가량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20일 인적 분할 후 재상장한 한진해운홀딩스는 적자 사업을 떼어내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는 인식 속에 주가가 사흘 연속 상한가를 내달렸다. 거래 재개 이전보다 63%나 초급등하며 4년래 최고 주가를 형성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한진해운은 한진해운홀딩스의 해운지주 사업부문과 상표권관리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만들고 이 신설법인을 한진해운이 흡수하는 분할합병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홀딩스는 주요 자회사였던 한진해운 지분율이 기존 36.06%에서 1.06%로 줄었다.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는 대한항공으로 변경됐다.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던 해운 사업 부문을 떼어내자 한진해운홀딩스로서는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여지가 생겼다. 한진해운홀딩스는 정보기술회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인 한진SM 등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손실사업부를 떼어내고 흑자 부문만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업황 부진과 운임 하락 등에 따라 지난해 7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700억원대의 영업적자와 18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주가 역시 계속해서 하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적자 사업부가 떨어져 나가게 돼 재무구조 개선은 자연스럽게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그간 한진해운에 대해 수차례 유상증자 참여 등 리스크 요인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재편된 사업 부문들만 봤을 때 작년 기준 5000억원 수준의 매출 규모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급등한 한진해운홀딩스의 순매수 주체를 보면 대부분 개인”이라며 “기관이 계속해서 물량을 내놓고 있어 수급적으로는 불안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