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재은 이현정 기자]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보고서’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어 회장이 ISS측에서 KB금융 IR담당 상무에게 질의서 초안을 보내기 전 이미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창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이 주주총회 안건 분석회사인 미국 ISS에 내부 경영정보를 유출하기 전에 어 회장이 이를 알고 지시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사건이 불거지기 전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 충분히 개입했을 여지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박 부사장은 지난 3월 KB금융의 ING 한국법인 인수 무산이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 때문이었으며 이로 인해 KB지주의 리더십과 독립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고해 ISS가 일부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도록 유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어 회장은 자신을 반대하는 사외이사들을 교체해 연임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ISS보고서 개입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어 회장은 당시 “ISS 보고서가 나온 당일 최규설 IR 담당 상무에게 ISS로부터 이메일이 왔다는 걸 보고받은 게 처음”이라며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KB금융 종합검사 결과 금융당국은 ISS라는 독립적인 기관을 이용해 연임 등 지배구조 강화를 꾀한 어 회장에게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징계는 다음 달 안에 확정된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어 회장이 퇴임 후 받을 예정인 수 십억원의 장기성과 보상금인 스톡그랜트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KB금융 평가보상위원회는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당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성과급 등을 환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모범규준을 감안해 어 회장의 스톡그랜트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