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내수판매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며 전체 판매가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GM은 쉐보레 신차효과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업계에서 유일하게 내수판매 호조를 보였고, 쌍용차도 코란도 C 등 주력차종의 판매호조로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세를 나타냈다. 반면 르노삼성은 승용차 내수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년에 비해 큰 폭의 판매 감소세를 기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완성차 5개사의 판매는 총 412만5020대로 전년대비 8.9% 증가했다. 내수판매는 69만1246대로 전년에 비해 5.8%가 감소했지만 수출은 343만3774대로 12.4% 늘었다.
◇현대·기아차, 승용차 내수판매 부진.. SUV 호조
현대차(005380)는 올 상반기 218만12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1.6%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선 작년보다 4.7% 감소한 32만8113대를 판매했고, 해외시장은 185만1899대로 전년에 비해 15.1%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내수시장에서 전체 승용차 판매는 전년대비 7.2% 감소한 19만8935대를 기록한 가운데 차종별로는 아반떼가 5만5147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반면 신차가 가세한 싼타페가 2만4629대 팔린 데 힘입어, 전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전년보다 21.6%가 증가한 4만5540대를 판매했다. 상용차의 경우 그랜드스타렉스, 포터를 합한 소형상용차는 작년보다 10.8% 감소한 6만7903대가 팔렸으며, 중대형 버스와 트럭을 합한 대형상용차도 1만5735대가 팔려 전년 대비 3.4% 감소한 실적을 나타냈다.
현대차의 상반기 해외시장 판매는 국내공장 수출이 65만9579대로 전년대비 18.2% 증가했고, 해외공장 생산판매도 119만2320대로 13.4%가 늘었다.
기아차(000270)는 상반기 총 139만6143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2.4% 증가했다. 국내시장 판매는 23만9138대로 3.7% 감소했고, 해외는 115만7005대로 16.4% 증가해 내수 부진을 수출에서 만회했다.
내수시장에선 고유가 여파를 반영하 듯 경차인 모닝이 총 4만7224대가 가장 많이 팔렸고, K5 하이브리드도 4753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프리미엄 세단 K9은 판매 첫 달인 5월 1500대가 판매된 데 이어 6월에는 이보다 13.5% 증가한 1703대가 판매되며 호조를 보였다.
기아차의 상반기 해외판매는 국내공장 수출이 61만3183대로 전년대비 13.4% 늘었고, 해외공장 생산판매는 54만3822대로 20.1%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공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진한 내수 상황에 대응해 수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GM, 내수판매 9년만에 최대.. 르노삼성 `최악`
한국GM은 상반기 내수시장 판매대수가 2003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상반기 내수판매는 총 7만1506대를 기록해 전년대비 3.5% 증가했으며, 이는 지난 2003년(7만4733대) 이후 9년만 가장 높은 판매실적이다. 이같은 호조는 경차 스파크를 비롯해 준중형차 크루즈, 액티브라이프차량(ALV) 올란도 등 쉐보레 제품에 대한 꾸준하 시장 수요에 따른 것으로 한국GM측은 설명했다.
한국GM의 상반기 완성차 판매는 총 40만9150대로 전년대비 1.1% 소폭 감소했다. 이는 수출이 33만7644대로 전년에 비해 2.0%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GM은 같은 기간 반조립(CKD) 방식으로 총 67만5940대를 수출해 전년대비 12.1% 대폭 신장했다.
쌍용차(003620)는 올 상반기 5만6653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내수는 2만1841대로 전년대비 7.9% 증가했고, 수출은 3만4812대로 2.3% 감소했다.
쌍용차는 올해초 출시한 ‘코란도스포츠’와 ‘코란도 C’가 전체 판매 증가세를 이끌며, 최근 3개월 연속 월간 판매대수가 4000대를 돌파했다. 여기에 지난달 출시한 ‘렉스턴 W’의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7월 이후 판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내수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상반기 업계에서 가장 부진한 판매실적으로 보였다.
르노삼성은 올 상반기 총 8만3062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32.8%가 감소했다. 상반기 차종별 판매는 SM5가 1만8831대로 전년대비 48.6%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SM3와 SM7는 2만8292대와 3868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45.7%, 21.4% 각각 줄었다. 반면 상반기 유일하게 판매가 증가한 차종은 QM5로 3만2071대가 팔려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 하반기 판매시장 암울.. 판촉경쟁 치열할 듯
업계는 하반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판매 상황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표한 ‘하반기 경영환경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상반기까지 7%대의 성장세를 보이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신흥시장 확산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특히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155만대에 그치며 지난해(158만대)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하반기 판매전략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내수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차 마케팅을 비롯한 가격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속되는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싼타페 등 신차 중심의 판매 견인에 힘쓰면서 수출확대 노력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도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 K9에 대한 판촉과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하반기에도 국내판매 감소분을 해외판매로 만회해 이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은 쉐비 케어 서비스 홍보와 차종별로 특화된 판촉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안쿠시 오로라 한국GM 판매·AS·마케팅부문 부사장은 “견조한 상반기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을 향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렉스턴 W‘에 이어 7월부터 ’로디우스 유로‘도 새롭게 선을 보이는 만큼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르노삼성도 내수 판매 증진을 위해 여름 휴가철을 판매 조건과 서비스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성석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은 “향후 고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르노삼성만의 장점을 고객들에게 잘 전달해 내수시장 판매 증진을 위한 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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