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 들고 싸우던 중국·인도, 국경 문제 해소 기류

이명철 기자I 2024.12.19 11:10:44

양국 국경 문제 특별대표회의, 6개 항 합의 도달
1962년 전쟁 발발, 2020년 무력 충돌로 수십명 사상
인도의 티벳 순례 재개, 국경 협력·무역 촉진 등 추진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국경 문제로 진통을 겪던 중국과 인도가 주요 사항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양국은 국경 주변의 막대한 지하자원의 소유권을 두고 유혈 사태까지 벌이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2020년 6월 16일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진 이후 이튿날 가간기르 지역에서 인도 국경수비대가 고속도로를 감시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제23차 중국·인도 국경 문제 특별대표회의가 열렸다고 19일 보도했다.

회의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아지트 도발 인도 특별대표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해 국경 문제와 양국 관계에 대해 심도 있고 건설적인 논의를 나눴다고 신화는 전했다.

왕 부장은 “양측은 국경 문제를 양국 관계에서 적절한 위치에 놓고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며 중국·인도 관계를 조속히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도발 보좌관도 “지난 5년 동안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국경 지역의 관련 문제가 제대로 해결됐다”며 “인도측은 중국측과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국경 문제의 최종 해결을 위한 조건을 계속 축적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양국 국경지대의 평화 유지를 위한 6개 항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주요 항목을 보면 인도 순례자들의 시짱(티베트) 방문을 재개하고 국경의 강 관련 협력, 양국 국경에 위치한 히말라야산맥의 나투라패스 무역 촉진하는 등 국경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내년 인도에서 새로운 특별대표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날짜는 외교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중국과 인도는 3488km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국경은 주로 험난한 산악지대여서 불문명한 구분 때문에 양국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1962년에는 국경 문제로 양국이 전쟁을 벌인 적이 있고 2020년 양측이 쇠파이프 등을 들고 무력 충돌해 수십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에 양측 고위급이 주요 항목 합의에 도달한 것은 그간 계속된 국경 갈등을 마무리하고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이번 특별회담은 양국 정상이 도달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시의적절하고 강력한 조치고 5년만의 공식적인 특별 회의”람 “이는 어렵게 얻어낸 것이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첸펑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연구부장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을 두고 “양측이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으며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건전한 발전 궤도로 복귀하는 것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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