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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석유공사는 올 6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35억~140억배럴의 원유·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는 7개 유망구조를 발표했다는 윤 대통령의 발표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 1차 탐사시추는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총 사업비 1000억원을 절반씩 부담해 추진하고, 이후엔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총 5회 이상의 탐시시추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첫 유망구조에서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를 파서 암석 시료를 확보해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파악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탄성파 분석보다 더 직접적인 분석을 통해 향후 탐사·시추 성공률을 높인다는 목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개월 동안의 탐사시추 작업과 이를 통해 얻은 시료 분석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1차 탐사시추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해양 시추 기업인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2008년 인도된 후 주로 동남아·서아프리카 해역에서 작업해 왔다. 길이 228m, 너비 42m, 높이 19m 규모로 최대 3만7500피트(약 11.4㎞)를 시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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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번 사업비 1000억원을 석유공사와 정부가 반씩 분담한다는 계획도 차질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초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내년도 정부 예산 감액안에 첫 시추 예산 497억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결국 예산 확보에 실패한다면 석유공사가 정부 지원 없이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사업비를 전액 조달해야 하지만, 부채가 20조원에 이르는 등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외 투자유치를 전제한 2차 이후 탐사시추 역시 정부 지분 확보를 위해선 탄핵 정국 격랑에 휩싸이며, 이에 필요한 해외투자 유치나 국회와의 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 확정되기 전까지 국회를 대상으로 이 사업 예산 확보 필요성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1차 탐사시추는 예정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영해 탐사시추는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게 합리적인 만큼 (본회의 전까지) 국회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