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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와 카톡 300회' 한동훈, "부탁·지시 받은 적 없다"

장영락 기자I 2022.02.03 14:25:33

송영길 민주당 대표 "검찰총장 부인이 검사장 부하처럼 명령하면 심각한 문제"
한동훈 검사장 "김건희씨 부탁, 지시 받은 적 없다", 송 대표에 법적 조치 예고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총장 부인이 검사장에 지시하고 명령을 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한 데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한 검사는 3일 입장문을 내 전날 송 대표 발언에 대한 대응 방침을 전했다. 한 검사는 “김건희씨로부터 어떤 부탁이든 지시든 받은 사실이 없다”며 “송 대표는 어떤 내용인지 근거 제시도 못하고 할 수도 없다.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검사는 “송 대표는 조국 씨 부인 정경심 씨와 수시로 통화하고 불법적인 아들 인턴 부탁까지 들어준 것이 공개재판에서 유죄판결로 확인된 최강욱씨에 대해서는 정작 한 번도 이상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송 대표 비판 잣대를 문제삼기도 했다.

전날 송 대표는 JTBC 뉴스룸 스튜디오 인터뷰 도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논란의 7시간 통화 녹취 도중 한 검사를 언급한 사실, 과거 윤 후보 검찰 징계 조치 과정에서 한 검사가 김씨와 통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주고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송 대표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한동훈 검사장에게 지난 ‘검언유착’(채널A사건) 당시 4개월간 9차례 전화하고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며 “개인 신분을 떠나, 검찰총장의 부인이 검사장을 자신의 부하처럼 명령하고 지시하는 관계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검사와 김씨의 연락 내역은 지난 2020년 12월 박은정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비공개 감찰위원회 회의에서 공개한 것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알려졌다.

감찰에 따르면 한 검사는 김씨와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휴대전화 통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주고받았다. 이 후 윤 후보 징계결정문에는 해당 내역이 더 상세하게 담겼다.

결정문에는 “한동훈은 2020년 1월 1일부터 4월 30일 2480회의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그 중 397회를 징계혐의자(윤석열)와 하였고 징계혐의자 처(김건희)와 9회 통화했다. 또 2020년 2월 5일~4월 30일 카카오톡 메시지를 징계혐의자와 2330회, 징계혐의자 처와 332회 주고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검사는 당시 이에 대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중에 연락이 안돼 배우자를 통해 연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톡 메시지 역시 개별 메시지와 이모티콘까지 모두 계산해 300여회라는 숫자가 나온 것이라며 많은 연락을 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근 공개돼 논란이 된 김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에서는 김씨가 한 검사를 직접 언급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13일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보면 이 기자가 “한동훈 형 전화번호 몰라?”라며 제보를 위해 번호를 묻자 김씨가 “그럼 나한테 줘. 아니 나한테 주는 게 아니라 내가 번호를 줄 테니까 거기다가 해. 내가 한동훈이한테 전달하라 그럴게”라고 말한다.

김씨는 “응, 그게 몰래해야지. 동생 말조심해. 너도 어디 가서 절대 말조심해야 돼”라며 한 검사에 대한 제보 자체를 비밀시해야 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도 한다.

이같은 정황 때문에 여권에서는 한 검사가 윤 후보와는 물론 배우자인 김씨와도 긴밀히 연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송 대표 전날 발언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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