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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사표 말고 신고를, 참지 말고 메일을”
10일 판교IT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발족했다. 이날 서울시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화섬식품노조 IT지회 관계자들과 직장갑질119, 일과건강 등 협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IT공대위 발족과 함께 △피해자를 찾기 위한 ‘IT갑질신고센터’ 운영 △IT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위한 기관 설립 요구 등이 기자회견의 골자다.
김기홍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한글과컴퓨터 지회장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사표 말고 신고를”, “지금까지 못 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증거수집을”, “참지 말고 갑질신고센터로 메일을” 등을 강조하며 “발족식을 시작으로 판교 IT업계 전반의 문제를 들어내고 개선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은 “신고센터를 별도 구성하는 첫 사례”라며 “IT공대위에서 갑질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신고자 신원을 보장하고 누구든 72시간 이내로 노무 전문가 등의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직장갑질센터는 공대위 발족식과 함께 운영을 시작한다. 판교 곳곳에 홍보물을 내건다. 블라인드 익명 게시판에도 홍보한다. 센터는 오는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갑질119 계정으로 메일을 받는다. 1차 기간 중 신고 접수 등을 따져 2차 운영 시기를 정한다.
오 위원장은 “신고가 복잡하지 않다”며 “말머리에 IT만 확인하고 메일을 보내주면 별도 센터에서 답변한다. 제보를 기다리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IT공대위는 판교IT사업장이 위치한 성남시 지자체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위한 기관 설립’을 요구했다. 올해 11월 시행될 ‘산업안전보건법 제4조2의 지방자치단체 책무’를 설립 요구의 근거로 내세웠다. 지자체가 관할 지역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수립과 시행이 의무화된다는 것이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또 다른 극단적 선택이 발생해선 안 된다. 위험한 분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판교 5만여 노동자에 대한 정신건강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상준 화섬식품노조 스마일게이트 지회장은 “회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스트레스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존재한다”며 “경기도청에 8월 중 간담회를 요청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