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에 떨어진 ‘메모리 초격차’ 특명
삼성전자(005930)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장 승진 및 위촉업무 변경 인사를 발표했다.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다.
가장 주목 받는 인사는 전영현 부회장이다. DS부문장을 맡고 있는 전 부회장은 DS부문 산하의 메모리사업부 수장을 겸하며 메모리 사업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동시에 사업 책임제 강화 차원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아울러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함께 맡는다.
전 부회장은 올해 5월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삼성 반도체 사업을 이끌기 시작한 인물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에서 경쟁력 확보가 늦어지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는 D램·플래시개발, 전략마케팅 업무를 맡은 뒤 메모리사업부장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말부터 2년여간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았는데, 이번에 거의 8년 만에 다시 메모리를 직접 챙기게 된 셈이다.
|
◇파운드리도 분위기 전환…한진만 사장 체제로
파운드리 사업 수장은 한진만 사장이 맡는다. 한 사장은 D램·플래시 설계팀을 거쳐 SSD개발팀장,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말 DSA총괄로 부임해 현재까지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미국 네트워크가 풍부하다.
|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사가 많은 미국 현지에 익숙한 한 사장에게 파운드리 사업을 맡겨 공정 기술을 혁신하고 핵심 고객사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사업부에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까지 신설했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이 파운드리 CTO를 맡는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 전문가다.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 개발을 주도했다. 또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을 지내며 선단 공정 기술확보와 제조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
김 신임사장은 반도체 기획·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2020년 의료기기사업부장에 보임돼 사업을 안정화 궤도에 올린 후 올해 5월 사업지원TF으로 이동해 반도체 지원담당 업무를 맡았다. 이번 인사에 따라 반도체 경영전략담당으로 전진배치됐다.
◇DX부문 한종희·노태문·용석우는 유임
DX부문의 주요 고위 임원들은 대체로 자리를 지켰다. 한종희 DX부문장은 기존처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임하며, 앞으로는 품질혁신위원장까지 맡는다. 품질혁신위원회는 품질분야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신설한 위원회다. 올해 삼성전자의 생활가전사업부와 VD사업부 실적이 크게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불황 속에 큰 폭의 실적 악화도 없었다는 점에서 파격 대신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TV 사업을 맡은 용석우 VD사업부장과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MX사업부장은 모두 유임됐다.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에 다시 합류해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그는 지난 2008년 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 멤버다. 13년간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사업을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자다.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