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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극대화+기후변화 주도권…SK-포스코-쉘 'CCS 동맹' 의미

김은경 기자I 2023.08.10 14:46:13

‘굴뚝’ 대표 세 회사, ‘친환경’ 업 전환
1억9300만t 저장 ‘울릉분지’ 공동 연구
미래 기후변화 산업 주도권 경쟁 치열
2050 탄소중립 목표로 시장 선점 나서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국내 기업 중 친환경 분야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그룹과 포스코그룹이 탄소포집·저장(CCS) 분야에서 손을 잡은 것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양사 간 기술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미래 기후변화 산업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계별 CCS 프로세스.(자료=포스코인터내셔널)
SK그룹 석유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유럽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쉘(Shell), 한국석유공사가 지난달 4자 간 공동연구계약(JSA)을 맺고 개발에 착수한 동해 울릉분지는 국내에서 CCS 관련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 중 하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이산화탄소 저장 유망 구조는 약 7억3000만톤(t)규모로 울릉분지가 이 가운데 1억9300만t을 차지한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CCS를 통해 112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석유공사가 이번 연구계약을 통해 동해 실증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울릉분지는 국내 CCS 상용화의 핵심 기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CCS는 정유·석유화학·철강과 같은 소위 ‘굴뚝산업’에 불가피하게 따라오는 온실가스 배출의 장기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이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은 기존 공정에 CCS 관련 설비를 적용하는 등 탄소 저감을 서두르고 있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정유·석유화학이 주 사업인 SK와 철강업계 대표 기업인 포스코, 과거 높은 탄소 배출량으로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던 쉘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업을 재정의하고 CCU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CCS 연구가 진행되는 동해 울릉분지 가스전.(사진=한국석유공사)
SK그룹은 석유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을 중심축으로 CCS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어스온은 2030년까지 연간 200만t 규모의 저장소를 확보해 SK그룹은 물론 국내외 타 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까지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서해와 동해에서 각각 저장소 후보지 확보를 추진 중이며 해외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호주의 저장소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CCS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올해 2월 에너지부문 산하에 CCS 사업화 추진반을 신설하는 등 사업화에 뛰어들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990년대부터 가스전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포집된 이산화탄소 저장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사업화를 위해 호주에서 지난해부터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함께 고갈된 해상 가스전을 활용해 사업 경제성을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호주 세넥스 에너지와는 기술평가와 경제성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CCS의 중요성은 매우 높지만, 아직 국내에서 상용화한 사례는 없다”며 “탐사·개발 노하우를 가진 SK그룹과 가스전 개발 경험을 보유한 포스코그룹이 쉘과 손을 잡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선두 기업들이 힘을 모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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