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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치권에서는 지난달 25일 공개로 진행된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이 있었다. 비공개로는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부부(지난달 22일), 김기현 의원(지난달 30일)이 만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과 군 인사들도 한남동 관저를 찾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이달 초에,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 등은 2일에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장종현 백석대 총장과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 등 종교계 인사들도 날짜는 특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관저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행보를 두고 대선 후보 시절부터 “혼밥(혼자 밥 먹기)은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던 윤 대통령이 전방위 소통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저 회동은 윤 대통령이 특정 인사나 그룹을 초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해 성사되는 경우도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먼저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관저 만찬에 초청한 정치권 인사가 여당 지도부와 최측근, 차기 당권주자라는 점에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윤심의 향방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관저 정치가 차기 당권주자에 대한 교통정리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의 경우도 전당대회 내지 총선 차출설이 최근 제기된 상황이다. 이 장관도 야당의 해임건의안 추진으로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통령 관저 회동이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관저 회동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회동 사실이 연일 보도되는 데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역대 대통령들도 청와대 집무실이나 ‘안가’(안전가옥)로 불리는 외부 공간에서 종종 비공개 회동을 했지만, 이번처럼 매번 공개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참석자들이 비공개를 전제로 진행된 관저 회동을 외부에 알리면서 계파 구분이 더 심해지는 역효과가 난다는 우려도 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정치인들의 비공개 만찬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일부 참석자들이) 자기 홍보는 물론 세를 과시하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