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서 청동기 동굴무덤 발견…불 사용한 흔적도

장병호 기자I 2017.05.23 10:42:03

약 3000년 전 조성 추정
인골 발견…유전자 분석 시행

강원도 정선 매둔동굴에서 출토된 사람 뼈 1호(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강원도 정선의 매둔동굴에서 청동기시대 매장의례를 파악할 수 있는 동굴무덤이 발견됐다. 약 3000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다.

문화재청은 연세대 박물관이 지난 2월 진행한 매둔동굴 발굴조사에서 최대 두께 약 18㎝에 이르는 청동기시대 재층 바로 위에서 매장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인골 2구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재층 속에서는 최소 두 명분의 사람 뼈 일부가 추가로 나왔다.

재층 위에서 확인된 유골 중 1호 인골은 머리를 동굴 안쪽에 두도록 안치됐다. 두개골과 등뼈, 갈비뼈 일부가 남은 상태다. 2호 인골은 두개골만 있었다. 청동기시대 동굴무덤은 영월 연당리 피난굴에서도 발견된 적 있다. 그러나 인골 상태는 매둔동굴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박물관 측은 “재층 속에 있는 목탄의 방사선연대측정 결과 전체적인 시기가 기원전 12세기∼기원전 8세기로 나타났다”며 “두꺼운 재층으로 미뤄볼 때 시신을 묻기 전 불을 사용한 의식을 치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청동기시대 무덤 가운데 불과 관련한 흔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동기시대 재층은 재의 색깔이 하얀색인 위쪽과 재가 회색인 아래쪽으로 나뉜 것으로 파악됐다. 회색 재층에서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조각과 청동기시대 돌화살촉이 함께 발견됐다.

매둔동굴은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발원한 지장천 인근에 있다. 연세대 박물관은 이번 발굴조사로 확보한 사람 뼈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시행해 주검의 성별, 나이, 체질 특성과 무덤의 성격 등을 밝히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청동기시대의 동굴무덤이 발견된 강원도 정선 매둔동굴(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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