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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국기문란"…성균관대, 교수 이어 총학도 시국선언

유태환 기자I 2016.10.27 11:22:12

"朴 대통령, 진정성 없는 사과·침묵…모든 책임 져야"

김정탁(왼쪽)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 성균관대 교수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교 교수회관에서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성균관대 총학생회가 27일 오전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 관련 성명을 내고 “진정성 없는 사과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했다. 앞서 이날 있었던 교내 교수들의 ‘거국적 중립내각 구성’ 촉구에 이어 학생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한 것이다.

다음은 총학생회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민족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 시국선언문

“우리는 미소로 답할 수가 없다.”

초유의 국기문란 의혹이 제기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국가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의 연설문과 홍보물을 미리 보고받고 검토한 의혹은 시작에 불과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대통령의 해명과는 달리, 연일 제기되는 의혹은 국가안보·외교·인사문제까지 국정 전반의 깊숙한 개입으로 확대되고 있다.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할 수 없다. 이제는 책임져야 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일본 특사단을 접견할 당시 미리 만든 시나리오가 사전에 최순실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독도언급에 대해 ‘미소로서 답한다’는 구체적 지시까지 담긴 민감한 외교문건이 한 개인에게 전해진 것은, 회담에 자리한 대통령이 과연 누구였는가 묻도록 한다. 추가로, 국가 기밀 자료들을 받아보던 최순실씨의 태블릿 PC가 원래 현직 청와대 행정관 소유의 것으로 밝혀졌다. 취임 전후로 이어진 비선실세와 정권의 연결고리가 더욱 명백해짐에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특검을 통해 사실로 판명된다면, 이는 민주주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見義不爲 無勇也 (견의불위 무용야). 의를 알면서도 행하지 못함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운 <논어>의 구절이다.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시대정신을 이끌었던 민족 명문사학 성균관대학의 학생들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통찰하고 새롭게 미래를 열어가는 세대로서 이 시대의 민주적 가치를 수호하려 한다. 연일 폭로되는 의혹에 국민들은 실망과 회의를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이어진 침묵에, 우리는 더 이상 미소로 답할 수 없다.

“국정운영의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했다. 이제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책임을 져야할 때이다. 탄핵, 하야, 중립내각 등 여러 주장들로 정국이 혼탁하다. 국민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결국 모든 논란의 정점에는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있다. 70년 헌정사 대한민국의 마지막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비리와 부정은 한점 의혹없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한다. 제기된 의혹뿐만 아니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안까지도 성역없는 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 국민에게 모든 의혹이 밝혀졌을 때 대통령은 모든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 책임 지지 않는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 우리 민족 성균인들은 지켜볼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제 48대 총학생회 S-Wing

최순실 `국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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