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사장이 국내 대형마트 업계 전문가이고, 홈플러스의 전성기를 열었던 인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MBK의 이번 결정은 다소 이례적이다. 특히 MBK가 그동한 인수한 업체의 기존 경영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온 경우가 많아 유통업계는 이번 결정을 뜻밖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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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MBK는 침체 된 국내 대형마트 시장에서 홈플러스가 제2의 전성기를 맞기 위해선 새로운 경영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기업인 P&G에서 경영성과를 내온 김상현 씨를 영입한 것은 MBK의 이런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MBK설명에 따르면 김 대표는 P&G 아세안 사업을 맡은 후 4년 만에 매출을 두 배로 성장시키고 7년 재임기간 동안 매년 최대 매출기록을 갱신한 바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P&G 역사상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와 같은 신규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김 대표의 이런 경영 스타일로 볼 때, 홈플러스가 향후 시장 침체 상황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아시아 시장 공략 경험을 바탕으로 홈플러스가 이마트와 롯데마트 처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김 신임 대표의 경영 기조는 아직 전달된 바가 없다”며 “다만 홈플러스에서도 P&G때처럼 매출 증대에 초점을 맞추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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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B 업계 일각에서는 MBK가 장기적으로 홈플러스 분할 매각을 염두해 두고 도성환 사장을 경질했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도성환 사장이 MBK체제하에서도 경영권을 계속 맡는 것으로 알려졌을 당시 MBK가 단기간에 홈플러스를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었다. 하지만 도 사장이 물러나면서 이러한 전망을 힘을 잃게 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 몸값을 높여 장기적으로 분할 매각 등에 나서기 위한 터닦기 작업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김상현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고객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