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는 지난 3일(현지시각) 희소난치질환 치료제 전문 세엘진(Celgene)을 740억 달러(약 83조 4000억원)에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세엘진은 1986년 설립 이후 항암, 염증 관련 희소난치질환 치료제에 집중했다. 이번 M&A로 BMS는 특히 항암제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세엘진의 대표 의약품은 혈액암 중 하나인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다. 레블리미드의 매출은 전체 세엘진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 외에도 세엘진은 지난해 CAR-T 면역항암제 개발사인 주노테라퓨틱스와 JAK2억제제 계열 골수섬유증치료제 개발사인 임팩트 바이오메디신을 인수하는 것을 비롯해 NK세포 결합 면역항암제 개발 스타트업인 드래곤플라이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신약후보물질 8종의 개발권을 획득하는 등 세포면역항암제 분야의 경쟁력을 키웠다.
BMS는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여보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엠플리시티 등 항암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세엘진의 항암제를 추가하면서 이 분야 경쟁력을 더욱 키우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BMS는 그동안 기술은 우수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분야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BMS는 2014년 당뇨병사업부를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했다. 당시만 해도 온글라지아, 콤비글라이자, 포시가, 바이에타 등 경쟁력 있는 제품 라인업을 갖춘 당뇨병사업부를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2017년에는 아일랜드 스워즈에 있는 8만1000리터 규모의 화학합성의약품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SK바이오텍에 매각했다. 약을 직접만들기 보다는 위탁생산 전문업체(CMO)에 생산을 의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MS는 이 매각대금을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의약품 공장 설립에 재투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 매출 규모 10위권 밖에 있던 회사들이 M&A를 통해 5위권 규모의 항암제 전문 제약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라며 “83조원이라는 인수규모도 놀랍지만 그 이상의 부가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의사결정 능력이 더 놀랍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