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의 성장은 해가 지날수록 어렵다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백화점은 해외 유명 브랜드를 독점 수입하면서 경쟁력을 높여왔지만, 이 같은 차별화된 장점이 병행수입 규제 완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독점 수입권을 가진 업체가 권한을 남용해 우리나라 소비자 가격을 해외보다 높게 책정, 가격체계가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브랜드 수입권을 다른 업체들에게도 열어주기로 한 것이다. 오는 3월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입 부문 경쟁력 제고 방안’이 발표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우리나라에 진출하게 되면 해외 브랜드 직접 구매 비중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백화점 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해외 브랜드 상품을 컴퓨터 클릭 만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해외 직접구매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입품 가격이 점점 내려가게 되면 전체적인 소비는 회복되겠지만, 백화점은 소비 회복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까닭에 지금과는 다른 영업 전략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입점 업체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면서 매출을 방어하는 동시에 상품기획(MD) 기능을 보강, 상품 차별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입품으로는 재고 부담이 낮은 잡화나 화장품 등에 집중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해외 직접 구매가 늘어나고 병행수입 규제가 완화되는 환경을 기회로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업체들이 성장성을 키울 수 있으리란 예측도 있지만, 결국 이 시장도 레드오션화되면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진 못하리란 전망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가 많아지는 만큼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도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그나마 생활필수품을 취급하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병행수입 규제 완화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