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서영지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Ι)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기 까지는 국내 항공우주업체들의 기술력이 밑거름이 됐다.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 2007년 2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나로호 발사대시스템 공사를 수주, 공정기술의 75% 이상을 국산화시키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나로호우주센터의 발사대와 발사장 주요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기술지원에 나선 러시아 측이 현대중공업의 공정기술을 높이 평가, 자국의 해외 발사대시스템 공사 참여를 제의하기도 했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자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축하한다. 국가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참여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술력 향상에 주력해 국가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발사대 건설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진 중인 KSLV-2 사업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핵융합연구개발장치(KSTAR), 국제핵융합장치(ITER), 한국형고속철 사업 등 플랜트·전기전자시스템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40년간 군·민용 항공기, 위성체, 무인기 등의 설계·개발·생산에 참여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로호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특히 발사체 탑재 전자장비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와이어 배선 설계와 와이어 제작·장착 업무, 총조립 설계 도면과 공정기술 개발, 발사체 제작을 위한 조립용 도구와 지상지원장비의 설계·제작, 발사체 총조립, 발사장 이송과 발사대 장착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나로호 상단(2단 추진체)의 고체 킥모터에는 한화(000880)가 참여했다. 한화는 발사체 핵심 기술인 추진 시스템과 관련 제어 시스템 제작에서 선두 주자로 손꼽힌다. 한화는 1991년 한국형 전투기(KFP) 사업에서 F-16 비행 조종면 작동기 국산화 등 항공기와 발사체의 자세 제어 시스템과 연료 공급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다.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상단부 개발과 제작에 참여했다. 발사체 상단은 페이로드 페어링부, 위성 어뎁트부, 탑재부 등이 들어가는데 두원중공업은 이 부분의 개발을 맡았다. 한국화이바는 나로호 기체를 구성하는 특수 소재를 만들었다. 나로호 기체에 사용된 카본-알루미늄 소재는 가볍지만 강도가 우수하다. 일반 항공기용 알루미늄보다 비강도(무게 대비 강도), 비강성(무게 대비 강성)이 3배 이상 높다. 또 한국화이바는 나로호 최상단의 페이로드 페어링을 보호해주는 단열재도 만들었다. 페이로드 페어링은 대기권을 통과할 때 위성체와 내부 전자기기들을 보호하는 부분이다.
이밖에 엔진과 터보펌프 제작에 비츠로테크 등이 참여했으며 지상지원장비 제작에는 현대중공업과 탑엔지니어링이 참여했다. 관성항법유도시스템은 두산DST가, 추력기시스템은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퍼스텍, GPS수신기는 네비콤이 만들었다. 이밖에 나로호 개발에는 항공우주연구원과 민간기업 외에도 45개 대학·연구소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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